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협약식 참석 위한 방문
여야 '호남 민심'에 구애…與 지원으로 해석될 수 있어
靑 "文에게 군산은 아픈 손가락…민생경제 행보 차원"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방문했다. 2017년 7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의 이번 일정은 세계 조선업 시황 회복에 맞춰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결정한 현대중공업의 결단에 사의를 표하고, 지난 4년 여간 정부와 함께 지역경제의 어려움을 헤쳐 온 지역주민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3·9 대선을 13일 앞두고 여당의 텃밭인 호남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관권 선거'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방문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협약식에 참석하여 현대중공업 임직원과 전북도·군산시 등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군산조선소는 2016년 세계 수주절벽 등으로 조선산업에 불어닥친 장기불황에 대응하기 위한 현대중공업의 자구계획 일환으로 2017년 7월 가동이 중단된 바 있다. 이후 지난 4년 7개월간 기업과 정부, 지자체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를 2023년 1월부터 재가동하기로 지역과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군산의 봄소식을 임기가 끝나기 전에 보게 돼 매우 기쁘다"며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이야말로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완전한 부활을 알리는 상징이 될 것이다. 군산조선소의 재가동에 이르기까지 우리 정부가 함께 했다는 사실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군산조선소 정상화'를 공약사항으로 추진해 왔다. 문 대통령은 임기 시작일인 2017년 5월 10일 신임 총리를 지명하면서 총리 후보자에게 내린 첫 번째 지시사항으로 "총리를 중심으로 군산조선소 정상화 방안을 검토하고 가동 중단에 따른 지역지원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 중 군산 방문은 이번이 네 번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31일 바다의 날 행사에 참석한 데 이어 2018년 10월 30일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선포, 2019년 10월 24일 군산형 일자리 상생협약 일정으로 해당 지역을 방문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에게 군산은 '제일 아픈 손가락'이다. 2017년 7월 군산조선소가 가동 중단 되고 2018년 2월에는 한국GM 군산공장이 폐쇄되어 군산과 전북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라며 문 대통령 관심의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호남 방문이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 대선 후보 모두 '호남 민심'에 구애하고 있고, 특히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틀 전 군산을 방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충북 오송에 있는 코로나 자가진단키트 공장을 방문한 이후 3주 넘게 외부 일정을 자제하다가, 호남 방문으로 재개했다는 점에서도 야권의 시선은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의 윤 후보 지지율이 상승세인 가운데 이뤄진 터라 문 대통령의 행보를 대선 레이스와 별개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분위기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이번 일정이 선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경제적 결단에 대해서 정부의 평가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고, 무엇보다 문 대통령은 그간 군산조선소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표명해 오셨고, 또 재가동 시 방문하겠다는 말씀도 하신 바 있다"며 "우리가 말년 없는 정부라는 말씀을 누차 드려왔는데, 방역 그리고 민생경제 챙기는 행보 마지막까지 계속해 나가신다는 그러한 차원"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