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최고 스펙 金이 남편을 좌향좌에서 완주로 이끄나?
윤석열의 안철수 포용은 정권교체 열망 국민에 대한 예의
한동안 맘 잡은 듯 한 이준석, 폭로전으로 막판 분탕
고개 절레절레 무례와 속 좁음은 안철수 인격의 치명적 노출
안철수(59)의 부인 김미경(58)은 대한민국 중년 여성 최고의 ‘스펙’을 자랑한다.
‘서울대 의대 졸업, 미국 유수의 대학원에서 법학, 공학, 경영학 석사. 전문의, 변호사, 컴퓨터공학자, 경영학자. 박사 학위 1개와 석사 학위 3개 보유, 현직 서울대 의대 교수’
남편은 기천억원대 주식을 소유한 IT사업가에 서울대 교수 출신 유력 정치인. 그리고 외동딸 안설희(32)는 미국 스탠포드대 출신 화학박사로 지난해 쓴 코로나 감염 경로 관련 논문이 NYT에 크게 실려 국내에서 ‘노벨상 급 실력’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니 安-金 부부의 자존심과 자부심은 하늘을 찌른다. 이들에게 단 하나 아쉬운 ‘스펙’이 있다면, 安이 정치인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는 한때 국회 38석을 얻은 정당의 대표를 지내긴 했다. 하지만 실패와 철수(撤收) 이미지가 훨씬 더 강하다. 그의 목표는 줄곧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이 될 수 없는 사람(데일리안 [정기수 칼럼] 2월 13일자)이 도전과 사퇴 반복으로 지난 성공을 스스로 삭제, 그의 정치 이력서는 뭔가가 빈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안철수는 이번 대선에서도 그런 이력만 한 줄 더하는 길로 가고 있다. 3등 완주를 하던 막판 단일화를 하든 그 이력서가 크게 달라질 건 없다. 더 좋은 타이밍을 놓쳤고, 단일화 제안과 결렬 선언 과정, 맥락이 정권교체 대의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가 유세버스 사고 사망자 빈소에 조문 온 윤석열과 만났고, 그와 통화한 수 시간 후 돌연 기자회견을 열어 완주를 ‘재선언’한 뒤에는 부인 김미경이 있다는 보도들이 나왔다. 그녀의 출신 배경으로 보아 개연성이 높다.
김미경은 전남 여수에서 태어난 호남인이다. 교육열 높은 양조업 부자 아버지가 딸을 책의 숲에서 자라게 했고, 지역 유지로서 DJ의 평민당, 민주당 정치인들과 활발히 교류했다. 그 영향을 받은 그녀는 1980년 5.18 때 反전두환의 17세 소녀였다.
이 태생적 영향과 가방끈 긴 학력은 金을 보수보다는 진보 쪽으로 향하게 했을 것이다. 안철수는 이런 진보좌파 아내를 만난 운명적 궁합(宮合)의 남편이어서 정치를 시작한 이래 좌우를 번갈아 왔다 갔다 한 것일까?
마침 집권당 쪽에서 추파를 던져 이들과 한 달 안팎에 걸쳐 가약(佳約)을 맺는 혼담을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그들은 윤석열에게 해고된 ‘老정치거간꾼’ 김종인을 중신아비 격으로도 세웠다.
국민의당에는 ‘광주의 딸’ 권은희 같은, 차라리 민주당에 시집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나 이 중매는 김종인과 안철수의 ‘제정신’ 결정에 의해 (일단) 무산됐다. 金은 윤석열이 잘못되기라도 바라는 듯 “단일화는 끝났다”고 단정, ‘尹의 위험한 착각’을 벌써부터 나팔 부는가 하면 이재명의 ‘통합정부론’은 호평했다.
김미경은 민주당과의 혼사가 깨진 대목에서 미련을 가졌을지 모른다. 그리고 코로나 확진으로 입원했다. 병상에서 많은 생각을 했고, 좌향좌냐 우향우냐 완주냐에 관해 남편과 많은 대화를 했을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파혼 소식에 들떠 몸값을 잔뜩 올렸다. 당 대표 이준석이 그 거드름에 앞장섰다. 개 못 주는 제 버릇이 마침내 도진 것이다. 한동안 근신하며 윤석열 돕는 역할에 열심을 보여 점수가 많이 좋아진 터에 또 오만방자를 떨었다.
후보와 상의도 없이 합당을 전제로 안철수에게 종로 보선 공천, 6월 지선 부산시장 공천을 주니 마니하며 安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그러다 또 경기도지사 출마 제안도 했다고 하니, 대통령만 노려온 안철수의 눈높이가 국무총리라면 모를까 이런 10원짜리 제안들에 한껏 치켜 올라가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자존심이 세고 親왼쪽인 김미경은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남편보다 더 분개했다고……. 민주당과 합치지 못하게 된 마당에 이준석이 安을 당에서 가급적 먼 변방의 감투를 이것저것 제시하니 ‘홧김에 서방질’하고 싶은 충동이 일었을 법도 하다.
‘차라리 다음 대권 도전을 위해 선거 비용 몇 억 버리더라도 완주 자폭을 하자.’
안철수가 대리인을 지정하기로 윤석열과 전화로 얘기한 직후 토라진 초등학생처럼 결렬 선언을 한 배경들 중에 부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이래서 나왔다. 그와는 궁합이 안 맞는 정도가 아니라 천적 수준인 이준석이 방송에 나와 “국민의당 안에 배신자가 있다”는 둥 자기 방어적인 쓸데없는 말을 했다.
갈 길 바쁜데 꼴사나운 폭로전이 이어지고……. 국민의당 선대본부장 이태규가 이준석이 당권 유지 목적으로 몰래 제안한 ‘이중플레이’를 까발렸다.
安은 이런 폭로전 분탕질이 아니었으면 저번 토론회에서 尹에게 한 ‘고개 절레절레’로 대실점을 할 상황에 놓였었다. 상대를 무시하려고 작정, 딱히 잘못되지 않은 답을 진지하게 하고 있는 후보에게 보인 무례하고도 속 좁은 행동은 그의 인격을 치명적으로 노출한 것이었다. 그는 또 부산 유세에서 이런 유치한 허세를 부리기도 했다.
“윤석열이 단일화 여론조사가 겁나 도망갔다.”
역선택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제안도 결렬도 일방적으로 선언해 여론의 질타를 받게 돼 있던 안철수 측이 이준석의 월권 꼼수 준동으로 기세등등해졌다. 여권이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이래저래 윤석열의 결단을 추동(推動)한다.
그에게는 55%라는 부동의 정권교체 여론 원군이 있다. 그래도 정권교체 열망 국민들은 불안하다. 확실한 승리, 압도적 승리를 위해 그가 安을 부디 지금이라도 껴안기를 염원한다. 최소한 끝까지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주기만 해도 된다. 그들의 요구에 답하는 건 그래서 예의의 문제다.
다시 윤석열의 시간이다. 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