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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무한경쟁 2막’…배송 다음은 ‘콘텐츠’ 전쟁


입력 2022.02.28 07:32 수정 2022.02.25 16:56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소비 큰 손으로 부상한 MZ세대 겨냥…‘소통’, ‘재미’에 초점

가격 비교 통한 출혈경쟁 보다는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로 눈 돌려

유통업계가 배송 전쟁에 이어 이번에는 콘텐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쇼핑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경쟁사 보다 한 발 빠른 배송 서비스가 차별화 포인트였다면 올 들어서는 소비 큰 손으로 부상한 MZ세대 공략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커머스 등 온라인은 물론 식품기업과 편의점, 홈쇼핑 등 업종을 막론하고 킬러 콘텐츠 선점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티몬
티몬, 콘텐츠 커머스 전환 속도…“당장의 수익보다는 록인 효과에 초점”


티몬은 콘텐츠 커머스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6월 피키캐스트를 운영하는 아트리즈를 인수 후, 장윤석 아트리즈 창업주가 티몬 대표로 취임하면서 부쩍 속도를 내고 있다.


작년 11월 시작해 누적 조회수 150만을 돌파한 웹예능 ‘광고천재 씬드롬’을 비롯해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해 고품질 PB상품을 소개하는 ‘위드티몬’ 등이 잇따라 인기를 끌면서 이용자 수도 부쩍 증가했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달 티몬을 찾은 순 이용자수는 740만명, 전월대비 증가율은 4.4%로 소셜커머스‧오픈마켓 카테고리 상위 5개사 가운데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동종업체들이 1%대 상승에 그치거나 많게는 7%이상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에 힘입어 티몬은 내달 업그레이드된 광고천재 씬드롬 시즌2와 게임전문 토크쇼 형태의 웹예능 ‘게임부록’의 방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게임부록’은 슈퍼주니어 김희철 등을 진행자로 내세워 9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다양한 게임과 업계를 아우르는 스토리를 들려준다는 콘셉트다.


티몬이 가진 유통 플랫폼으로서의 전문성에 아프리카TV의 라이브 스트리밍 노하우, 디지털 콘텐츠 제작사 프리콩의 제작 역량까지 각사가 가진 경쟁력을 더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목표다. 여기에 초록뱀미디어의 관계사인 오로라미디어는 공동제작자로 참여했다.


당장 직접적인 매출 증대 등 효과를 노리기보다는 소통과 재미를 중시하는 MZ세대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입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경쟁사들이 올해 증시상장이나 자체 물류 인프라 구축을 통해 규모를 키우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대비되는 대목이다.


그간 이커머스업계에서 최저가격 비교 등 출혈 경쟁이 지속되면서 적자 구조가 심화된 만큼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을 위해 콘텐츠 제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성호 티몬 제휴전략본부장은 “상품과 콘텐츠의 자연스러운 연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파트너들과의 시스템 연동도 준비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재미다. 수익은 중장기적인 목표로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홈쇼핑‧편의점 등 기존 유통채널도 잇따라 합세


롯데홈쇼핑은 모바일TV ‘엘라이브’를 통해 MZ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맞춤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2030세대의 골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에 착안해 정길환 프로가 골프 입문자를 대상으로 수준 진단, 레슨까지 진행하는 ‘위드 정길환 골프’를 선보였다. 현재까지 누적 조회수 20만 회를 넘어서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배우 한채영 출연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예능형라이브커머스 ‘불라방’과 협업하는 등 상품 판매는 물론 재미, 예능 중심의 콘텐츠로 MZ세대 고객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18일부터는 금요일마다 진행되는 ‘엘라이브 퀴즈쇼’를 통해 매회 300만원 상당의 경품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롯데홈쇼핑

편의점 CU는 지난 17일 종합 콘텐츠 스튜디오 플레이리스트와 온‧오프라인 콘텐츠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인기 드라마와 예능콘텐츠를 결합한 상품 및 마케팅을 전개해 MZ세대의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플레이리스트는 현재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유튜브 채널, 방송 등에서 다양한 드라마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작인 <연애플레이리스트>, <에이틴>, <백수세끼>를 비롯해 내달 공개 예정인 <소년비행> 등 MZ세대 감성의 다양한 드라마 장르를 제작하며 두터운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


CU는 플레이리스트가 제작하는 콘텐츠에 자사 브랜드와 상품을 노출시키는 것은 물론 플레이리스트의 IP와 연계한 상품 개발과 판매까지 전 방위적인 협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콘텐츠 경쟁력이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도 핵심 역량으로 급부상하면서 고퀄리티 콘텐츠 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은 이달 한정판 ‘햇반 라이스크림’ 출시에 맞춰 햇반 라이스크림 숏드라마를 공개했다.


쌀을 주인공으로 의인화해 남다른 꿈이었던 아이스크림이 되는 길을 선택하는 과정을 2분 30초 분량으로 코믹하면서 재치 있게 표현했다. 다수의 선택을 따르기보다는 자신만의 꿈을 위해 도전의 길을 가는 요즘 세대의 삶의 방식을 햇반이 지지하고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댄스 챌린지 이벤트도 진행한다. 젠지(Gen Z) 세대들이 즐기는 숏플레이 챌린지 놀이문화를 활용, 남다른 꿈을 꾸는 이들에게 춤을 매개로 소통과 공감의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자신만의 개성과 가치관이 뚜렷한 요즘 세대와 햇반 브랜드가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했다”며 “햇반이 단순히 즉석밥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와 의미로 MZ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시도와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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