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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 2022-결산(상)] 모바일·통신 넘어 메타버스·XR에 NFT까지 등장


입력 2022.03.04 06:00 수정 2022.03.03 22:22        이홍석기자 (redstone@dailian.co.kr), 바르셀로나(스페인)=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성공 평가 속 3일 폐막

150여개국 1500여개 기업 참가…5만명 참관

다양한 기술 모이는 종합 전시회로 변모-ing

‘MWC 2022’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 전경.ⓒ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오프라인 행사를 재개하며 3년만에 정상 개최된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 2022’가 성공적이라는 평가 속에 막을 내렸다.


지난달 28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Fira Gran Via) 전시장에서 개막한 ‘MWC 2022’는 나흘간의 일정을 마지고 3일 폐막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펜데믹(대유행) 여파로 2020년 행사는 취소되고 지난해에는 소규모 온라인 행사로 진행됐지만 올해는 오프라인 전시회를 재개, 정상 개최됐다.


행사를 주최한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측은 이번 행사에 약 150여개국에서 1500여개 기업이 참가했고 행사 기간 동안 약 5만여명의 참관객이 전시회장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마지막 오프라인 전시회가 진행됐던 2019년 행사(약 198개국 2400여개 기업·참관객 약 11만명)에 비해서는 참가 기업은 3분의 2, 관람객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을 감안하면 글로벌 전시회로서의 위용을 다시 되찾은 것으로 내년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는게 중론이다.


특히 모바일·통신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메타버스(Metaverse,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와 확장현실(XR·eXtended Reality) 등 다양한 기술들을 선보여 종합 기술 전시회로 거듭나려는 움직임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메타버스·XR 새로운 화두로 부상…K-테크 주도

3년만에 오프라인 전시회가 재개된 올해 MWC 행사에서 가장 주목받은 최대 이슈는 메타버스와 XR이었다.


행사에 참가한 각 기업들은 가상과 현실이 융합하는 메타버스 세상의 도래를 맞아 다양한 기술과 솔루션들을 제시했다. 그동안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를 위한 주요 킬러 서비스로 등장했던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넘어 XR·메타버스로 확대되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다소 막연했던 기술적 개념을 넘어 실제 사업 모델로 진전시키기 위한 각 기업들의 행보도 감지됐다.


2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MWC 2022’가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에서 한 관람객이 SK텔레콤 전시부스를 체험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SK텔레콤은 전시부스 자체를 메타버스 컨셉으로 구성하고 부스에서의 전 과정에서 현실과 가상의 융합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ifland)’ 글로벌 버전을 통해 스마트폰을 통해 구현된 메타버스 세상에서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4차원(4D) 메타버스를 체험을 위해 설치한 초대형 로봇팔 형태의 놀이기구를 설치해 VR 기기를 통해 도심항공교통(UAM)이 적용된 미래의 모습을 선보였다.


KT는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접목한 솔루션 ‘리얼댄스’도 선보였다. 이용자가 모니터를 보고 춤을 추면 AI를 통해 정확한 동작을 분석, 춤을 잘 춘 구간과 그렇지 못한 구간을 알려주고 소모된 칼로리 정보까지 제공했다.


또 AI를 적용해 자율 주행이 가능하고 이용자 건강 상태를 분석하는 지능형사물인터넷(AIoT) 전동휠체어와 자체 개발한 AI기반 네트워크 분석솔루션 ‘AI NQI’도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한 콘텐츠들도 제시됐다. LG유플러스는 XR 콘텐츠 등 5G 서비스 시연존을 운영하고 지난해 11월 출시한 ‘U+다이브(DIVE)’ 애플리케이션(앱)에서 3000여편의 VR과 AR 콘텐츠를 선보였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팝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아이돌 전문 동영상 플랫폼 ‘U+아이돌라이브(Live)’로 주목을 받았다. 회사는 ‘아이돌라이브’를 중심으로 XR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을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이번 행사에서 중동을 대표하는 다국적 통신사업자 자인그룹과 오만 1위 통신사 오만텔과 각각 XR 콘텐츠 제공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메타버스와 XR의 진화를 주도한 관련 기기들도 전시회에 대거 등장했다. 중국 대표 기업 화웨이는 안전모에 AR 글라스가 부착된 ‘로키드 X-크래프트’를 선보였고 오포도 초경량 AR 기기 ‘에어글라스’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ZTE도 AR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글라스를 선보였다.


기술적인 완성도와 품질과는 별개로 도래할 메타버스와 XR 시대에 맞게 빠르게 대응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이 감지됐다. 삼성전자도 AR 글라스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 기기 출시 계획을 밝혔다.


MWC 행사에 참석한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 익스피리언스(Device Experience·DX) 부문장(부회장)은 “(메타버스가) 요즘 화두인데 거기에 대해서도 준비를 좀 하고 있다”며 “잘 준비하고 있으니 한 번 기대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모바일 전시회에 등장한 NFT…블록체인 기술 전면에

대체불가토큰(NFT·Non-Fungible Token)도 행사의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정보기술(IT) 기반의 새로운 형태의 금융으로 떠오른 핀테크(Fintech·금융(financial)+기술(technique)의 합성어)로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가 재정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NFT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NFT는 교환과 복제가 불가능해 저마다 고유성과 희소성을 지니는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으로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이다. 기존의 가상자산과 달리 디지털 자산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해 상호 교환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번 행사에서 함께 미래 기술 아젠다로 떠오른 메타버스와 결합되면 NFT가 현재 가상자산 역할에 국한돼 있는 것에서 벗어나 높은 잠재력이 발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찰스 스튜어트 소더비 최고경영자(CEO). MWC바르셀로나 기조연설 영상 갈무리.

영국의 글로벌 경매회사 소더비가 이번 행사 기조연설에 이름을 올린 것은 이같은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의 방증이다.


찰스 스튜어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일 ‘핀테크와 메타버스’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지난해 40개 이상의 국가에서 NFT가 발행되면서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소더비는 지난해 NFT 경매 사업에 뛰어들어 NFT 판매로만 1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리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 회사가 NFT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소더비 메타버스’를 선보였는데 올해 NFT 경매 중 78%가 소더비 플랫폼에서 처음 시작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스튜어트 CEO는 NFT가 예술 시장에서 활용성을 크다면서 높은 휴대성을 가장 큰 이점으로 꼽았다. 기존에 예술품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시간에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을 방문해야 했지만 NFT는 이러한 제약을 없앨 수 있어 가치가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NFT의 휴대성은 여러 장소에서 예술품을 동시에 전시할 수 있게 해 전 세계 40여곳의 다른 장소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며 “많은 이들이 그것을 어디에 전시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NFT는 지난해만 하더라도 우리 중 극히 소수만 알고 있었지만 지금은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NFT를 구매하는 것이 아닌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행사에서 아예 NFT 발행 계획을 밝히는 인사도 나왔다. 스페인의 유명 축구클럽인 FC바르셀로나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 축구 팬들에게 혁신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조안 라포르타 FC바르셀로나 회장은 지난달 28일 ‘FC바르셀로나의 미래 비전’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NFT·블록체인·메타버스와 같은 기술을 활용해 클럽의 성장 기회를 창출하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 FC바르셀로나의 첫 NFT를 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신제품 경쟁 치열...오픈랜·v랜에 6G 비전 제시

전통적으로 행사의 메인 이슈인 통신·모바일 분야에서 신제품·신기술 경쟁도 여전히 뜨거웠다.


전시회 대표 제품인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전자가 앞서 지난달 초 상반기 전략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2’ 시리즈 3종을 공개한 터라 이번 행사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신제품이 더 주목을 받았다.


화웨이에서 분사한 아너를 비롯, 오포의 중저가 스마트폰 자회사인 리얼미, 비보, TCL 등이 폴더블(Foldable·접히는) 폰과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들을 공개했다.


플래그십에서는 아너가 ‘매직4’ 시리즈를, 오포는 ‘파인드X5’ 시리즈를, 리얼미는 회사 최초 프리미엄 스마트폰 ‘GT2’ 시리즈를 선보였다. 폴더블에서는 아너가 지난달 28일 대규모 쇼케이스 행사를 통해 ‘매직V’를 공개했고 오포는 지난해 12월 공개한 첫 폴더블 스마트폰 ‘파인드 엔(Find N)’을 선보였다.


오포 전시부스에 전시된 롤러블 스마트폰 ‘오포 X 2021’.ⓒ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특히 오포는 롤러블(Rollable·둘둘 마는)폰 ‘오포 X 2021’를 전시했지만 제품이 둥근 플라스틱 형태의 돔 안에 넣어져 있어 직접 체험하지 못한 관람객들이 아쉬움을 삼켰다.


또 TCL은 360도 회전 힌지가 장착된 폴더블폰 시제품 ‘TCL 360 울트라 플렉스’와 폴더블과 롤러블이 결합한 ‘폴드 앤 롤’ 시제품을 공개했다.


이밖에 화웨이는 클림셸(위 아래로 접는) 형태의 폴더블폰 ‘화웨이 P50 포켓’을, 샤오미도 지난해 3월 출시한 첫 폴더블 폰 ‘미 믹스 폴드’를 전시했다.


과거 행사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비해 주목도가 덜했던 노트북 신제품들도 등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는 행사 개막에 앞서 스마트폰처럼 S펜을 지원하는 ‘갤럭시북2 프로 360′과 5G를 지원하는 ‘갤럭시북2 프로’ 2종을 공개했다. 또 중국 레노버도 퀄컴의 최신 프리미엄 PC칩 ‘스냅드래곤 8cx 3세대’를 탑재한 노트북 ‘씽크패드 X13′을 내놓았다.


통신부문에서는 오픈랜(OPEN RAN)과 v랜(vRAN)이 화두였다. 오픈랜은 무선기지국 구간별 인터페이스(물리적 매개체)를 표준화하는 개방형 무선 접속망 기술이며 v랜은 스마트폰에 통신 환경을 제공하는 무선 접속망의 다양한 네트워크 기능을 소프트웨어 형태로 탑재, 적용한 가상화 기지국 기술이다.


GSMA가 올해 말까지 5G에 연결되는 기기 수는 10억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통신기업들이 이에 대응할 5G 장비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네트워크 인프라의 효율성과 호환성을 향상시키고 장비 관리의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필요한 기술들이다.


국내 기업에서는 SK텔레콤이 삼성전자·노키아·에릭슨과 진행 중인 v랜 연구사례를 이번 행사에서 공유했는데 5G 인프라 투자가 더욱 활발해지는 촉진제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5G를 넘어 6G에 대한 비전도 제시됐다. 지난 2019년 국내 이통3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의 성과를 6G까지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드러났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이 2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모바일 산업 전시회 ‘MWC 2022’가 열린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비아 전시장에 마련된 삼성전자 전시부스를 찾아 노태문 모바일 익스피리언스(MX)사업부장(사장)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MWC 2022 공동취재단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일 GSMA 장관급 프로그램 기조연설에서 오는 2028년에서 2030년 사이 상용화를 목표로 5G보다 50배 빠른 6G 시대에 대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 장관은 “2019년 첫 상용화 이후 글로벌 5G 가입자는 이미 6억명을 넘어섰고 전 세계 5G 휴대폰 출하량은 7억대를 돌파했다”며 “미래 6G 시대는 지금보다 50배 빠른 속도, 지상에서 10킬로미터(km) 상공까지 확장된 커버리지 등이 실현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함께 행사기간 미국·핀란드·인도네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양자면담을 통해 5G와 6G, 메타버스 등 정보통신기술(ICT) 협력 논의도 진행했다.


이밖에 홈 그라운드격인 유럽 통신 사업자들도 다양한 통신 기술과 솔루션들을 제시했다. 스페인 최대 통신사업자 텔리포니카는 5G에 로봇과 드론을 접목한 신개념 물류 서비스를 AR을 통해 시연했다.


독일 통신기업 도이체텔레콤의 미국 자회사인 T모바일은 인텔과 협력해 개발한 네트워크가 지능적으로 전력 소모량을 제어하는 ‘플렉스랜(FLEXRAN)’기술을 소개했다. 또 프랑스 통신업체 오랑쥬는 5G 초저지연 성능을 응용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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