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36.93% '사상 최고'
민주당은 '지지층 결집', 국민의힘은 '정권교체 열망' 해석
제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가 36.93%의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하며 끝났다. 지난 4일 오전 6시부터 5일 오후 6시까지, 전국 3552개 투표소에서 시작된 사전투표는 지난 19대 대선의 사전투표율(26.06%)보다 10.87%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높은 사전투표 열기를 저마다 자신의 당에 유리한 결과라고 해석하며 긍정 평가했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역별로 최종 사전투표율을 살펴보면, 투표율이 높은 1~3위 지역이 전남(51.45%)과 전북(48.63%), 광주(28.27%)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지역이었다.
반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서울(37.23%)과 대구(33.91%), 제주(33.78%) 등은 전국 평균 투표율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에 민주당은 호남의 높은 사전투표율이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단일화에 대한 '역풍'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김영진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은 이날 당내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호남의 높은 사전투표율은 단일화에 대한 강한 반작용으로, 새로운 분기점이 될 것 같다"며 "여론조사도 그것을 반영하고 있다"고 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이 후보 지지층의 결집 강도가 훨씬 더 센 것 같다"며 "엄청난 역풍이 불고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윤석열 "정권교체 열망하는 국민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줬다"
반면 국민의힘 역시 높은 사전 투표율에 반색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당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 투표율에 대해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우리 국민이 얼마나 많은지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과거 대선에서 투표율이 높을수록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이 높았다는 점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한 국민의힘 선대본 관계자는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사전투표 적극 참여를 독려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며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투표율이 높다는 것은 정권심판의 열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높은 호남 투표율에 대해서도 민주당과는 정반대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호남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ARS 여론조사 수치상 호남 예상 득표율과 비슷해질 것"이라며 "호남의 선택은 진취적으로 변화를 지향하는 방향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썼다.
與野, 확진자 투표 혼란에는 '질타' 한목소리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그러나, 사전투표 과정에서 빚어진 각종 혼선과 관련해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준비가 미흡했다며 한 목소리로 질타했다.
이날 전국 곳곳에서는 확진자를 위함 투표함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으면서 불만이 쏟아진 바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정권 보장이 최우선"이라며 "선관위와 당국은 9일 본투표에서는 확진자들의 불편과 혼선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대표 역시 페이스북에 "선관위원장 이하 선관위원들은 이 사태에 꼭 책임을 지기 바란다"며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 연유를 따져 물을 것이며 우선 9일에 진행되는 본투표 전까지 신속하게 납득할 만한 보완책을 만들 것을 요구하겠다"고 질타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입장문을 통해 "이렇게 부실하고 허술한 투표를 관리랍시고 하는 선관위의 무능함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