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일 이후 11종목 내림세
공모주 부진 잇따른 IPO 철회
지난달 이후 상장한 공모주 대부분이 주가가 미끄러졌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증시가 불안정한 데다 물적분할 논란으로 공모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다. 공모주 부진에 기업공개(IPO)를 철회·연기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이후 상장한 12종목(스팩 제외)의 상장일 이후 평균 등락률은 4일 기준 -13.95%를 기록했다. 유일하게 오른 스톤브릿지벤처스(12.15%)를 제외하면 평균 등락률은 -16.32%에 달한다.
지난달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대비 2배 기록 후 상한가)'은 나오지 않았지만 절반 이상의 종목(7종목)이 공모가 보다 높은 가격에서 첫날 거래를 마쳤다. 다만, 상장일 성적이 좋았던 종목들도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퓨런티어는 코스닥 상장 첫날인 지난달 23일 공모가 대비 108% 상승했으나 이후 39% 하락했다. 이지트로닉스는 상장일 15.91% 올랐으나 이후 37.73% 미끄러졌고, 아셈스(-26.87%)와 스코넥(-18.46%)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증권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며 공모주도 힘을 내지 못한 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 사태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며 "국내 주요 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고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공모주의 성적이 부진하자 IPO를 철회하는 기업도 다수 나오고 있다. 최근 대명에너지는 수요예측 진행 후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고 판단해 IPO를 철회했다. 이외 △한국의약연구소 △파인메딕스 △미코세라믹스 △퓨처메디신 등은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철회했다.
증권업계는 공모 열기가 한동안 얼어붙을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불거진 물적분할 논란으로 금융당국이 쪼개기 상장 규제에 나선 만큼 공모 대어 진입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올해 공모주 16종목 중 현재까지 코스피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전날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가이드라인 개정안에 따르면 오는 5월 31일부터 기업들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할 때 주주보호를 위한 내용을 명시해야 한다.
이에 올해 상장이 예상됐던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 SSG닷컴 등의 기업의 상장 시기가 내년으로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IPO 시장의 예상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역대 동월 상장 평균 시총 1조원 대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나 전년(6조9000억원)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