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서 허세성 발언...호기 부린 것" 반박
국힘 "수행비서는 공직자 치부 가장 가까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옛 수행비서가 '대법원 재판 로비'를 시사하는 발언이 담긴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민주당은 "수행비서가 호기를 부린 것"이라고 반박했지만, 국민의힘은 "발언자의 신분이 발언의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권영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장은 8일 오전 확대선거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후보 수행비서 녹취록 보도를 언급하면서 "대장동 세력이 조직적으로 가담한 대법원 판사 매수의혹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런 대법원 재판 거래가 사실이라면 애당초 이 후보는 대선 출마자격조차 없는 중범죄자"라며 "일각에서 '감옥가는게 무서워서 대선 나왔다'는 농담이 돌 때도 있었는데 그 말이 맞지않나 생각한다. 범죄행위가 법의 심판을 받고 정의와 상식이 승리할수 있도록 국민이 투표로 결정해달라"고 덧붙였다.
李 옛비서 "대법원 라인 우리한테 싹 있어"
전날 JTBC 보도 따르면 이 후보의 성남시장 시절 첫 수행비서였던 백모씨는 2020년 2월 13일 은수미 성남시장의 이모 비서관과 통화하면서 "대법원 라인 우리한테 싹 있어. 우리가 대법원 하잖아. 그동안 작업해 놓은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2020년 당시 이 후보와 은 시장은 각각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재판을 준비하고 있었다.
백씨는 이 전 비서관에게 "빨리빨리 작업, 대법원. 저기 주심, 대법원장. 아니 아니 대법관 발표 나면 작업 들어갈 생각해야 해. 그럴 때 얘기해. 싹 서포트할 테니까"라고 말했다.
이양수 "李 재판거래 의혹...경천동지할 만한 증거"
조응천 "10년이 지나서 내밀한 이야기 왜 하겠나"
해당 보도 이후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후보를 기사회생시킨 공직선거법 무죄 판결 '재판 거래' 의혹에 관해 경천동지할 만한 증거가 새로 드러났다"며 "(이 후보 측은) 대법원 판결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측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첫 수행비서 대법원 관련설'은 근거 없는 상상력이 빚어낸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행위이므로 엄중하게 법적 대응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동상황실장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자기네들끼리 소위 말해서 호기를 부린 것 아닌가 정도로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그는 "백씨가 2013년에 이 후보 수행을 했다는 것 같은데 지금 2022년이다. 거의 10년이 지났는데 10년 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에게 이런 내밀한 이야기를 왜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허은아 "이재명 재판거래 의혹 퍼즐 맞춰져"
하태경 "작업은 김만배가 한 것"
국민의힘은 수행비서의 '작업' 발언으로 이재명 후보의 재판거래 의혹 퍼즐이 맞춰졌다고 맹폭했다. 허은아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수행비서는 공직자의 치부를 가장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은밀한 통화나 만남을 바로 곁에서 듣고 보기 때문에, 공인된 측근보다도 사건의 내막을 상세히 아는 경우가 많다"고 반박했다.
이어 "민주당은 '허세성 발언이다', '호기를 부린 것이다'라고 부인했지만, 발언자의 신분이 발언의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며 "또한, 내부자들끼리의 은밀한 통화였다. 전직 성남시 공무원이 현직 성남시 공무원에게 경기도지사의 정치적 행동에 대한 내밀한 정보를 전달하는 맥락이었기에 거짓을 퍼뜨릴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10년 전 수행비서를 했던 백씨가 약 10년이 지나 이런 내밀한 이야기를 왜 했겠느냐고 반박한 것에 대해선 "재판거래 의혹은 김만배씨가 2019년 7월 16일부터 2020년 8월 21일까지 8차례에 걸쳐 권순일 전 대법관실을 방문한 것이 알려졌을 때 논란이 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후보의 전 수행비서가 문제의 통화를 한 것은 2020년 2월 13일"이라며 "수행비서가 얘기한 '작업'이 바로 김만배씨의 이 행적을 가리키는 것이란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백모씨 녹취록에 대해 "작업을 김만배씨가 한 것"이라며 "당시에 권순일 대법관 8차례 찾아갔다는 기록이 있고 통화 당사자가 우리 측 사람이 아니라 은수미 시장 쪽 사람이다. 쌍방이 다 그쪽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