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시간대 수백통 문자 폭탄
'송영길·추미애 지켜라' 등 내용
"특정 그룹이 배후서 종용, 심각"
이낙연계 "진심 최선 다했는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상대로 이른바 ‘문자 폭탄’이 쏟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시기에 갑자기 문자가 집중된 것으로 봤을 때, 특정 세력의 조직적 움직임이란 의심도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에 따르면, 10일 특정 시간을 기점으로 수백 통의 문자가 쏟아졌다. '이낙연 전 대표 때문에 이재명 후보가 졌다' '송영길·추미애를 지켜라' '이낙연 측에서 대장동 의혹을 제보했다' 등의 내용이었다.
민주당 의원은 "오늘 갑자기 문자 폭탄이 시작돼 1,000개 넘게 받아 전화를 쓸 수가 없고 일도 못했다"고 했다. 특히 "특정 시간대에 내용도 약간만 비틀었을 뿐 대부분이 같은 내용이었다"며 "지지자들이 여러 그룹인데 배후에서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내라고 종용하는 세력이 있다"고 의심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을 이낙연 전 대표 혹은 '친문'진영에 돌리는 한편,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대표, 추미애 전 장관 등을 보호하기 위한 일부 지지자들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가 패배 승복 선언과 해단식에서 "모든 것은 저의 책임"이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낙연계 의원 몇몇은 이날 여의도의 한 모처에서 모여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낙연계 한 의원은 "경선이 끝나고 국가비전·국민통합 위원장 요청이 들어와 선거운동을 했고, 총괄선대위원장을 또 맡아 달라고 해서 엄청나게 많이 뛰었다"며 "이낙연이 대장동 의혹을 제기했다는 둥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격앙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의원은 유세 65회와 특강 21회 등 이 전 대표의 선거운동 현황 자료를 보여준 뒤 "경선에서 진 후보가 이긴 후보의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역대 사례가 없다"며 "그렇게 열심히 뛰었는데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 없고 이런 식으로 하면 이 전 대표 본인은 얼마나 참담하겠느냐"고 한탄했다.
또 다른 극성 지지자들은 특정 인사를 겨냥해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다"며 카톡방 활동 내역 등을 찾아내 권리당원들에게 유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이 후보 지지자들이 선거 패배의 책임을 어떻게든 외부에서 찾으려고 혈안"이라며 "민주당이 진짜 퇴행 중"이라고 혀를 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