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 제재 수위 및 재발방지대책 발표 예정
주택법·건축법·건산법·건기법 등 관련 법령 종합 검토 중
지난 1월11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서 발생한 아이파크 붕괴사고는 종합적인 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人災)로 결론 났다. 국토교통부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붕괴사고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14일 사고조사 결과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사조위에 따르면 38층 상부 피트(PIT)층 슬래브에 기존 설계에는 없었던 콘크리트 가벽이 임의 설치됐고, 피트층 슬래브 하부에는 동바리 가설 지지대가 임의로 제거됐다.
콘크리트 강도 부족 및 품질 불량으로 철근의 부착 성능이 저하된 점도 붕괴 원인으로 지목됐다. 건설현장에 반입시 채취한 콘크리트 표본(표준공시체)과 실제 타설된 콘크리트 표본(코어공시체)을 비교한 결과, 동일한 콘크리트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도가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이번 사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재발방지 대책과 처벌규정 등을 검토해 등록관청에 요청할 계획이다.
다음은 김규용 사조위원장, 김영국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과의 일문일답.
▲노형욱 국토부 장관이 '최고 수준의 제재'를 언급했는데, 이번 사고조사 결과에 따라 어느 수준의 제재가 가능한가.
-제재를 포함한 재발방지 대책을 이달 중 발표하도록 하겠다. 제재 수준은 현재 검토 중이며 이러한 사고 재발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기 때문에 법령이 정하는 가장 엄정한 처벌을 할 계획이다. 주택사업이기 때문에 주택에 대한 감리는 주택법에 규정이 돼 있고, 건축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는 건축법에 돼 있다. 건설산업에 대한 제제나 등록 등은 건설산업기본법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주택법과 건축법, 건기법, 건산법 등 4가지 법령을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
-광주 학동 붕괴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에서 청문 절차를 진행했고, 현재 최종 처분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다만 국토부가 이번 아파트 붕괴사고 처벌 수위를 판단할 때 고려하는 요인이 될 수는 있을 것.
▲임의로 설계를 변경한 주체는 누구인가.
-총괄적으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책임이 있고, 설계변경 사안에 대해서는 하도급을 받은 시공관리업체(가현종합건설)와 감리업체(건축사사무소 광장) 상호 확인 하에 시행됐어야 하지만 그 부분이 안 된 점이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설계변경을 하게 된 원인은 무엇인지. 비용 문제 때문인가.
-애초 기본 설계도면에는 39층과 38층 사이 슬래브가 이중구조로 돼 있다. 슬래브 간격이 작업자가 들어가서 작업할 수 없을 정도로 협소했고, 재래식 거푸집 공법으로 수행하게 돼 있었지만, 실제론 불가능해 공법을 변경하게 됐다. 38층부터 36층까지 이르는 동바리, 가설기둥은 39층 콘크리트 타설이 되는 시점에서는 어떤 이유에서든 조기 철거하면 안 되지만 작업의 편의성을 위해, 인입구로 활용하기 위해 제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구조 상태가 변경된 사항이어서 구조안전성 검토를 받고 감리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그것이 누락됐다. 콘크리트는 좀 더 조사해봐야겠지만 도출된 결과로는, 고층까지 콘크리트를 압송하는 과정에서 작업의 용이성을 위해 물을 더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최초 기초공사 단계에서 공사기간이 약간 길어지긴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공기 내 무리 없이 끝낼 수 있었으며, 동절기 충분한 양생기간을 확보하지 못한 부분은 파악됐다. 절대적으로 공사기간을 짧게 단축하기 위해서라고 볼 수는 없으며 전체적인 관리 부실이라고 보면 된다.
▲레미콘 업체의 책임도 있는지.
-화정 아이파크 현장의 콘크리트 납품업체는 전체 11개 업체이며 201동은 9개 업체가 납품했다. 문제가 되는 콘크리트를 어느 업체가 납품했냐 하는 문제는 좀 더 파악이 필요하다.
▲콘크리트 강도가 기준 미달이란 것은 비율 등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인가.
-원자재 품질 불량과 제조의 정밀도, 현장 반입시 여러 가지 현장조건 등이 많다. 11월부터 시작되는 간절기와 동절기, 기온이 낮은 상태에서 충분히 양생이 이뤄졌는지 등 하나의 원인으로 특정할 수 없고 복수의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래미콘에는 절대적으로 화학적 결합량이 정해져 있다. 일반적으로 지상에서 타설시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기계적인 압력에 의해 고층으로 쏘아 올릴 때는 점성이 크고 반죽이 되면 압송 장비에 부하가 많이 걸리고 타설 속도가 늦어진다. 작업의 용이성을 위해 물을 탔을 수 있다. 그것이 강도를 떨어뜨리는 직접적 원인이 됐을 수 있고, 품질관리, 시공관리 상에서 제어가 안 된 점이 큰 문제였다고 볼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한 201동 외 다른 동은 안전하다고 봐도 되는가.
-현재 인허가 관청인 광주 서구청에서 안전진단전문기관을 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금주부터 2주에 걸쳐 201동 타워크레인 설치 작업이 진행된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기둥과 외벽 철거작업을 2개월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그 과정에서 단지 전체에 대한 안전진단이 이뤄지게 된다. 그 결과에 따라 보강, 철거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