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초·재선 의원들과 연쇄 간담회 갖고 의견 수렴
"정치하면서 자리·권한 연연 안해…쿨하게 결정할 것"
현 비대위 지선 지휘 부적절 vs 뾰족한 대안 없다 '팽팽'
당 일각에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초·재선 의원들과 연쇄 간담회를 가지며 의견 수렴에 나섰지만, 거취에 대해선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호중 비대위 체제'가 붕괴될 경우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의견과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는 전임 지도부 윤 비대위원장이 지방선거를 이끄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윤 비대위원장과 재선 의원들 간 간담회가 끝난 직후 취재진과 만나 "윤 비대위원장도 (비대위 구성 관련) 몇 가지 절차와 과정상 좀 미흡한 점을 인정했고, 비대위가 갖는 특성 때문에 긴급하게 구성됐다는 배경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 윤 비대위원장이 "자리와 권한에 연연해본 적 없이 정치를 해왔다. 의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쿨하게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위원장은 초선 의원들과의 간담회 직후엔 거취와 관련된 질문을 받고 "다 듣고 결정하겠다는 말이지 언제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건 아니었다"고 했다.
뒤이어 열린 초선 간담회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윤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8월까지로 정한 과정에서 의원총회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다는 문제제기가 많았다"며 "다만 (윤 비대위원장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으니 지금이라도 윤 비대위원장이 비전을 제시하고 향후 계획을 밝히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했다. 이어 "큰 흐름은 윤 비대위원장에 대한 질책이었다"며 "(비대위 유지 여부에 대해선) 결론지은 바 없다"고 했다. '더민초'는 오는 21일 워크숍을 열어 비대위 체제에 대한 논의를 추가로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조오섭 비대위 대변인은 "대다수는 현재 상황을 인정하고, 앞으로 남겨진 과제에 대해 추진하자는 분위기였다"며 '비대위 유지론'에 무게를 실었다.
또 일부에서는 오는 25일 선출되는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만큼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 대변인은 "25일에 선출되는 (신임)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하는 방법도 있지 않느냐는 의견도 아주 소수로 있었다"고 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할 때 반성문을 남겨야 한다고 한 채이배 비대위원의 발언을 둘러싼 반발도 이어졌다. 문재인 청와대 참모를 지낸 민주당 의원 15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지금 민주당이 해야 할 평가는 누군가를 내세워 방패막이 삼거나, 지난 시기를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규정하는 단순한 사고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점에서 채 위원의 처신은 갈림길에 선 당의 진로를 고민하는 비상대책위원의 언사로는 매우 부적절했다"며 채 위원을 향해 사과를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