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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징 커브? kt 박병호, 마법의 유턴하나


입력 2022.03.22 10:20 수정 2022.03.22 10:2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시범경기 4할대 중반 타율과 2홈런 등 맹활약

에이징 커브 비웃기라도 하듯 공수 양면 양호

박병호 ⓒ KT위즈

박병호(36·KT위즈)가 ‘에이징 커브’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병호는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2 KBO리그 시범경기’ 한화 이글스전에 4번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2호 아치를 그렸다.


앞선 3경기에서 5할대 타율과 1홈런을 쏜 박병호는 한화전에서도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 4-1 앞선 3회말, 한화 투수 김이환의 몸쪽 직구(시속 142km)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비거리 120m). 투수마저 홈런을 직감했을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지난 18일 KIA전 이후 2경기 만에 터뜨린 홈런이다.


시범경기지만 4경기 11타수 5안타 타율 0.455 2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인 박병호는 에이징 커브 우려를 털어내고 있다. “장타자로서 내 장점을 살린 스윙을 하고 싶다”고 말했던 박병호는 삼진도 2개만 당했다.


배트 스피드도 떨어지지 않았고, 체격에 비해 뛰는 움직임도 양호하다. 수비 반응 속도도 좋았을 때와 다르지 않다. 지난 시즌 KT위즈의 통합 우승을 이끈 이강철 감독도 “(박병호는)에이징 커브가 아니다”라고 자신 있게 평가한다. 박병호를 지도했던 염경엽 전 감독은 “3할, 30홈런”까지 말한다.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도 홈런을 터뜨렸던 박병호는 통산 327홈런을 기록한 KBO리그의 대표적인 슬러거 중 하나다. MVP 2회·홈런왕 5회 등 빛나는 커리어를 자랑하는 박병호도 지난 시즌 최악의 부진에 빠지면서 ‘노쇠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지난 시즌 박병호는 규정타석을 채운 리그 타자 중 가장 낮은 타율(0.227)과 141개의 삼진을 당했다. 2012시즌 이후 가장 적은 홈런도 에이징 커브 의심에 불을 붙였다.


시즌 초반부터 에이징 커브 얘기를 많이 들으면 힘든 시간을 보낸 박병호는 그 와중에도 8년 연속 20홈런을 찍었다. 하지만 키움 히어로즈는 FA 박병호를 붙잡지 않았다. 이정후 등 믿고 따르던 후배들의 눈물어린 SNS 게시물을 보며 정든 히어로즈를 떠난 박병호라는 태양은 그렇게 지는 듯했다.


박병호 ⓒ KT위즈

하지만 KT로 이적(3년 30억원)한 박병호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 세월의 무게를 거스를 만한 마법 같은 유턴을 기대하게 한다. 히어로즈 시절 박병호와 함께 했던 이강철 감독은 박병호에게 최대한 부담을 덜어주려 한다. 지난 두 시즌의 부진 원인이 기술적인 부분 보다 심리적인 부분이 더 크다는 것을 파악했기 때문이다.


이제 수원은 박병호에게 편안한 곳이 됐다. 좋은 팀 분위기 속에서 겨울에도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박병호가 두 시즌의 침체에서 벗어난다면 그를 믿고 편안하게 해준 KT는 막강한 중심 타선을 구축한다. 박병호를 4번 타자에 세우고 그 앞에 강백호, 뒤로는 외국인선수 라모스를 배치하면 무시무시한 중심타선이 될 수 있다. 강백호는 설명이 필요 없는 KBO리그 최우수 선수로 성장했고, 라모스는 시범경기에서 과거 멜 로하스 주니어를 떠오르게 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박병호의 반등 예감은 개인과 팀을 넘어 분명 KBO리그가 환영할 만한 울림으로 다가오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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