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중간재 가격, 2008년 4분기 이후 최고
수익성 악화·건설경기 회복 우려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건설투자의 회복양상이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29일 ‘건설투자 회복의 제약 요인’ 보고서를 통해 건설투자 회복세가 제약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설투자는 2018년 이후 장기간의 조정국면이 지속되다 지난 해 말부터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지만,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건설수주, 착공 등 선행지표와 고용지표 개선세에 비해서는 저조하다는 설명이다. 이는 건설자재 가격 급등과 그에 따른 수급 차질 때문이다.
건설자재 가격은 최근 들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건설중간재가격 상승률은 2020년 4분기 0.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분기 이후 빠르게 확대, 4분기에는 28.5%의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4분기 상승률 30.2% 이후 최고치다.
특히 이같은 가격 상승은 건설자재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공사비, 건설투자 디플레이터 등 건설관련 각종 가격지표들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상승 배경에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일부 자재 공급 부족, 국내외 자재 수요 증가 등 여러 수급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으나 공급 영향이 결정적으로 지목됐다. 한은은 “수요 요인보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공급 요인의 영향이 51.1%를 차지하는 등 다소 우세하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철강 등 금속제품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상승하면서 전체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건설자재 가격 상승기에는 대체로 투자가 부진한데, 이번 건설자재 가격 상승기는 건설투자의 회복이 제약되고 가격이 빠르게 상승한다는 점, 가격 급등 품목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2007~2009년의 상승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한은은 “건설자재 가격 급등은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건설경기의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건설자재 가격은 글로벌 원자재가격 등 공급요인의 영향이 완화되면서 안정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 공급요인 주도 가격상승기에 비해 안정화 속도는 더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