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책자에 '女 차별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 李 발언 지적
민주당 "유력 정당 대표 사회적 파장 커…정치전략 아닌가 우려"
더불어민주당은 3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들을 살펴볼 때 갈등과 혐오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의 정치전략이 아닌가 하는 심각한 우려가 든다"고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어제 언론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이 대표의 발언을 여성혐오 표현 사례로 꼽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인권위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혐오차별 대응하기' 제목의 책자에서 이 대표의 "여성혐오나 차별은 망상에 가까운, 소설·영화를 통해 갖게 된 근거없는 피해의식" 발언을 여성·페미니스트에 관한 혐오 표현으로 꼽았다. 해당 발언은 지난해 5월 8일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전날 "82년생 김지영 작가의 말을 지적했다고 해서 인권위에서 여성혐오라고 했다"며 "아무데나 혐오발언 딱지 붙여서 성역을 만들려고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 원내대변인은 "'혐오' 발언은 그 사회적 영향력이 적지 않고, 특히 유력 정당의 대표의 발언은 더욱 사회적 파장이 크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며 "하지만 여전히 이 대표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서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기 정부를 준비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에 혐오를 중단하고, 갈등을 통합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와 자정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면서 "비단 이 대표뿐 아니라 여야를 떠나 우리 정치권은 약자에 대한 혐오발언에 대한 인권위의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말조심을 넘어 평소의 생각을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권위는 해당 책자에서 이 대표뿐 아니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 여상규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박용찬 전 자유한국당 대변인 등 여러 정치인의 발언과 논평을 '혐오표현'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