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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와인드㊲] ‘나의 해방일지’ 박해영 작가, 담담하게 전하는 위로


입력 2022.04.13 09:51 수정 2022.04.13 09:51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박해영 작가는 지난 2004년 노처녀 라디오 DJ의 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로 데뷔했다. 30대 여성의 일과 사랑 이야기를 담아내는 동시에 연상연하 커플의 멜로를 달달하게 그려내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박 작가는 이후 ‘90일, 사랑할 시간’을 통해 본격 멜로 장르에 도전했다. 이 작품에서 절절한 멜로로 애틋함을 유발했던 그는 이후 ‘청담동 살아요’, ‘또 오해영’, ‘나의 아저씨’ 등 시트콤과 로코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JTBC

현재 JTBC 주말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견딜 수 없이 촌스런 삼 남매의 사랑스러운 행복 소생기를 그리는 이 드라마는 첫회 2.9%, 2회 3%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에 못 미치는 출발을 했다. 그럼에도 현실적인 캐릭터들의 공감 가는 서사가 추후 반등을 기대케 한다.


◆ 30대 여성→위태로운 삼 남매, 섬세하게 담아내는 감정


박 작가의 데뷔작인 ‘올드미스 다이어리’는 주인공 미자(예지원 분)의 엉뚱한 매력이 웃음을 유발하는 시트콤이었지만, 동시에 30대 여성의 직장 내 분투와 연하 PD와의 알콩달콩 로맨스를 현실적으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


예지원, 오윤아, 김지영 등 세명의 31살 여성들이 중심이 된 이 시트콤은 일도, 사랑도 쉽지 않은 그들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포착해 공감을 유발했다. 동시에 설렘 가득한 로맨스로 판타지를 충족하면서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했다.


마치 내 주변 친구, 이웃들을 만나는 듯한 친근함으로 깊은 몰입을 이끌었고, 이를 통해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하며 이듬해 영화 버전으로 제작되기도 했었다. 소재는 다소 평범했지만, 주인공들의 고민과 성장을 최대한 섬세하게 담아내면서 완성도를 높인 것이 ‘올드미스 다이어리’의 인기 원동력이 된 것이다.


박 작가는 이후에도 방대한 이야기를 담아내기보다는 일상적 소재를 파고들어 현실감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해왔다.


ⓒtvN

지난 2016년 9% 내외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tvN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는 ‘오해영’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와 박도경(문정혁 분)이 서로의 인생에 얽히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아내며 독특한 로맨틱 코미디를 탄생시킨 바 있다.


오해영(서현진 분)과 박도경의 로맨스를 바탕에 두되, 이름은 같지만 자신보다 우월한 스펙을 가진 또 다른 오해영(전혜빈)과 얽히는 과정에서 꼬인 관계들을 풀어가는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동시에 오해영이 열등감을 극복하는 과정이 박도경의 로맨스와 함께 전개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하기도 했다.


이후 ‘나의 아저씨’를 통해서는 팍팍한 삶에 지친 박동훈(이선균 분), 이지안(아이유 분)이 우연히 만나 서로에게 힘이 되며 상처를 함께 극복하는 과정을 완성도 있게 담아내면서 보는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선균, 아이유가 실제 나이 차이는 18살, 극중 나이 차이는 24살로 등장하면서 둘의 사랑을 그리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사람 대 사람의 교감으로 두 사람의 감정을 애틋하게 풀어내면서 초반의 우려를 뒤집었었다.


‘나의 해방일지’ 역시도 지리한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염 씨네 삼 남매의 일상을 담아내는 것으로 초반 포문을 열었다. 경기도와 서울을 오가며 분투하는 삼 남매의 이야기가 마치 ‘내 이야기’를 보는 것처럼 현실감 있게 담겼고, 이에 이들이 어떤 사연들을 풀어내며 몰입을 끌어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 긴 여운 남기며 탄생시키는 ‘인생 드라마’


박 작가 작품의 공통 키워드는 ‘공감’과 ‘위로’다. 특히 다소 평범하고, 또 부족함을 지닌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이들을 향해 따뜻한 시선을 보내면서 보는 이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면서 긴 여운을 남기곤 한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는 당시에만 해도 노처녀로 취급받았던 31살 여성들이 편견에 맞서는 모습을 유쾌하게 그려냈다면, ‘또 오해영’에서는 열등감을 가진 인물이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섬세하게 포착하면서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나의 아저씨’에 등장하는 주인공들도 저마다의 고민과 상처를 가진 안쓰러운 모습으로 애틋함을 유발했다. 이에 주인공의 감정에 몰입한 시청자들은 그들이 서로 마음을 나누며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함께 위로를 받기도 했다. 이 과정을 통해 다수의 시청자들에게 ‘인생 드라마’라는 평가를 끌어내며 마니아층을 형성한 박 작가다.


2회까지 방송된 ‘나의 해방일지’에서도 염기정(이엘 분) 진정한 사랑을 찾지 못해 고민하는가 하면,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겉도는 염미정(김지원 분)의 절절한 고백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주인공들이 또 어떤 현실적인 이야기를 펼쳐낼지 궁금해진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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