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호성적에도 상대 투수에 따라 경쟁자와 번갈아 투입
감독들 부동의 주전감으로 믿음 부족..강력한 동기부여 돼야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고 있는 최지만(31·탬파베이 레이스)이 플래툰 시스템에 갇혀 결장했다.
탬파베이는 1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트로피카나 필드서 펼쳐진 ‘2022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전에서 3-6 패했다. 탬파베이는 홈 4연전에서 1승 밖에 건지지 못했다.
경기 전까지 2경기 연속 홈런, 5경기 연속 안타를 뽑은 최지만은 결장했다. 오클랜드가 좌완 콜 어빈을 선발투수로 세우자 캐시 감독은 좌투수에 약한 최지만(통산 타율 0.202)을 제외하고, 우타자 얀디 디아즈를 기용하는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했다.
시즌 초반 표본은 적지만 타율(0.563), 출루율(0.667), OPS(1.730) 3개 부문에서 MLB 전체 1위를 달리던 최지만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최지만이 결장한 가운데 탬파베이는 밍밍한 공격 속에 연패를 당했다. 대타로도 투입되지 않은 최지만은 더그아웃에서 팀의 패배를 바라봤다. 최지만 대신 투입된 우타자 디아즈는 4타수 무안타 침묵했다.
김하성(27·샌디에이고)도 비슷한 상황이다. 샌디에이고 전력의 핵심인 유격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김하성은 팀내 ‘특급 유망주’ CJ 에이브람스와 경쟁 중이다.
김하성은 좌투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 에이브럼스는 주로 우투수가 올라올 때 선발로 출전하고 있다. 샌디에이고가 7경기 치르는 동안 3차례 선발로 나왔지만, 9번 타순이라 12타석에 그쳤다(10타수 2안타 2볼넷 1도루). 지난해도 인정받았던 수비 실력은 여전하고, 빠른공에 대처 능력도 크게 향상됐지만 플래툰 시스템에 갇혀있다.
플래툰 시스템은 같은 포지션에 기량이 비슷한 선수들을 2명 이상 놓고 번갈아 기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른바 ‘좌우놀이’도 이것에 포함된다. 좌투수가 등판하면 우타자를, 우완투수가 오르면 좌타자를 기용하는 방식이다. 전력을 집중시키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있지만 ‘반쪽짜리’ 선수를 만든다는 비판도 받는다.
대개 이런 플래툰 시스템은 확실한 주전감이 없을 때 가동한다. 훌륭한 자원을 낭비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냉정하게 말해 아직 그 팀에서 확실한 주전감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다행인 것은 올 시즌 초반 최지만-김하성의 컨디션이 좋다는 점이다. 최지만의 타격 성적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고, 김하성은 지난 시즌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빠른 공 대처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답답하지만 지금의 플래툰 시스템은 부동의 주전을 향한 또 하나의 강력한 동기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둘은 올 시즌 초반부터 이번 시즌 불타오를 수 있다는 희망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