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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진화 악마의 재능’ 허락되지 않는 아시안게임


입력 2022.04.17 07:47 수정 2022.04.17 08:06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올 시즌 3경기서 2승 1패 평균자책점 0.90 특급 피칭

고교 시절 학폭 연루로 인해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

특급 투수로 진화 중인 안우진. ⓒ 키움 히어로즈

시즌 초반 SSG의 연승 행진과 함께 가장 큰 화제에 오른 이는 역시나 키움 1선발 안우진이다.


3경기 선발 마운드에 오른 안우진은 지금까지 괴물과 다름없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20이닝을 소화했고 2승 1패 평균자책점 0.90으로 말 그대로 난공불락이다.


안우진은 지난 2일 개막전에서 패전을 떠안았지만 6이닝 5피안타 2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이후 삼성전과 NC전에서 나란히 7이닝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그러면서 탈삼진도 8개, 9개로 이닝 수보다 많은 수치를 찍는 중이다.


무엇보다 가장 최근 등판인 NC전은 키움 내 그의 위상이 어떤지 잘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1-0 살얼음판 리드를 걷던 키움은 7회에도 안우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가장 믿을 만한 투수이자 에이스로서 확실한 대접을 해준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안우진은 100개 가까운 투구수에도 시속 157km의 강속구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2018년 프로에 데뷔한 안우진은 3년간 담금질을 거쳤고 지난 시즌 선발로만 21경기에 나오며 에이스 수업을 받았다. 비록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107.2이닝동안 7승 8패 평균자책점 3.26의 성적은 합격점을 받기 충분했다.


특히 포스트시즌은 올 시즌 활약에 대한 예고편과 다름없었다.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로 나선 안우진은 4회 2사까지 퍼펙트를 기록했고 직구 최고 구속 157km, 평균 구속 153km의 무시무시한 공을 뿌렸다.


잘못을 저지른다면 최고의 실력을 지녔더라도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없다. ⓒ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은 신장 192cm의 건장한 체격에서 150km 중후반의 공을 던지는 투수다. 수년간의 담금질을 통해 변화구의 각을 날카롭게 했고 제구를 가다듬으면서 어느새 완성형 투수로 성장한 모습이다. 명실상부 KBO리그서 뛰는 토종 투수들 중 최고라 해도 손색이 없다.


마침 야구대표팀은 제법 오랜 시간 우완 에이스에 대한 목마름에 시달리고 있다. 1경기를 완벽하게 책임져줄 투수가 전무하다보니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베테랑 김광현을 다시 발탁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오는 상황이다.


비어있는 에이스 자리를 안우진이 책임져주면 모든 고민이 해결된다. 그러나 안우진은 영영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


고교 시절 학교 폭력 과오를 저질렀던 안우진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3년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를 근거로 국가대표 영구 박탈이라는 대한체육회 규정이 발동됐다. 즉, 안우진은 대표팀에 발탁될 수 없고 군대 역시 현역으로 해결해야 한다.


안우진의 사례는 프로를 꿈꾸는 중, 고교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학폭이라는 악질적인 잘못을 저지른다면 제 아무리 최고의 실력을 지녔더라도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없다는 사실이다.


안우진이 호투할 때마다 곳곳에서 탄성이 나온다. 그러나 이면에는 여전히 그를 향한 불편한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수 개인적으로도 FA가 늦어질 수밖에 없고 악마의 재능을 선발하지 못하는 한국 야구에도 적지 않은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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