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 아리송한 검수완박 입장…여야 해석도 제각각

대검찰청 의견진술 놓고 여야 충돌

국힘 "文도 김오수 의견 중요하다 해"

민주 "국회에서 직접 진술하란 뜻 아냐"

박주민 법사위 제1소위원장이 18일 저녁 국회 법사위에서 검찰청법과 형사소송법 등 '검수완박' 관련 법안을 심사할 법사위 제1소위원회 회의를 개회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김오수 검찰총장의 사표를 반려하며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한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원론적·절차적 대목만 언급했을 뿐 실체적인 내용은 빠지면서 여야 모두 혼란스런 분위기다.

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서도 해석에 논란이 일었다. 소위에서는 검수완박법 논의 과정에 대검찰청의 입장을 들어봐야 한다는 국민의힘과, 법무부가 검찰사무를 통할하기 때문에 대검의 입장을 따로 청취할 필요가 없다는 민주당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오수 검찰총장이 대통령과 면담을 했는데, 대변인이 전한 바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김오수) 총장이 검찰을 대표해서 국회에 의견을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를 했다"며 "오늘 (검수완박법을) 논의하는 게 아니라 검찰총장이 출석한 상태에서 얘기를 듣고 논의하는 게 대통령 발언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최강욱 민주당 의원은 "국회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검찰총장이 검사들을 대표해 직접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발언이) 검찰총장이 국회에 나가 설명하라는 얘기로 해석되는지 모르겠다"며 "대검 차장이 출석해 의견을 진술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뜻과 일치한다는 건 확대해석"이라고 반박했다.

박경미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 총장과 면담한 자리에서 "검찰 내의 의견들이 질서있게 표명되고, 국회의 권한을 존중하면서 검찰총장이 검사들을 대표해서 직접 의견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한다. 국회의 입법도 그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검수완박법을 두고 첨예하게 대치 중인 여야 간 중재에 나섰다는 해석이 지배적이지만, 실체적 내용은 빠지고 원론적 언급에 그치면서 큰 효과는 없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