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후 유독 약했던 한화 상대로 첫 승
AG 와일드카드 노리는 올해 더 큰 탄력받을 듯
'안경 에이스' 박세웅(27·롯데 자이언츠)이 한화 이글스전을 마치고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박세웅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서 펼쳐진 ‘2022 KBO리그’ 한화전에 선발 등판, 7.1이닝(97개) 5피안타 8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평균자책점 1.82)를 따냈다. 롯데는 선발 박세웅 호투와 이대호 2점 홈런 등을 묶어 7-0 완승했다.
‘안경 에이스’다운 압도적인 투구였다. 1회 선두타자 정은원에게 7개의 공을 던지며 볼넷을 내주는 등 고전했지만, 2~5회를 삼자 범퇴로 정리하며 이전과는 사뭇 다른 강력한 피칭을 자랑했다.
시속 150km에 이르는 직구와 함께 슬라이더-커브-포크볼을 뿌리며 한화 타자들을 농락해 8개의 삼진을 잡았다. 다양한 구종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격적으로 공략했다.
팀 승리와 시즌 3연승이라는 쾌조의 출발도 반갑지만, 이날 승리가 더욱 의미 있는 것은 한화전 징크스를 깼기 때문이다. 래리 서튼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초반 잘 던지고 있는 박세웅이 한화전 징크스를 깼으면 좋겠다”고 언급할 정도로 신경이 쓰였던 게 사실이다.
데뷔 첫 한화전 승리로 6년 만에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했다.
지난해 28경기 10승 9패 평균자책점 3.98을 기록한 박세웅은 2017년(12승)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면서도 유독 한화에 약했다. 한화를 상대로 2경기 등판해 10실점으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만 약했던 게 아니다. 늘 안 풀려 화났던 한화전이다.
2015년 프로 데뷔 후 14차례(13선발) 한화전에 선발 등판했는데 승리 없이 7패만 당했다. 개인 통산 평균자책점이 4.94인데 한화전 평균자책점은 8.53으로 지나치게 높았다. 2019시즌부터 2021시즌까지로 좁히면 9점대 중반에 이른다. 퀄리티스타트도 3번 밖에 없었다.
박세웅은 전날 인터뷰에서 "류중일 감독님 앞에서 한 번 던지고 싶다"며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태극마크를 향한 박세웅의 의지는 한화전 7연패 징크스마저 깼다.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박세웅의 대표팀 승선 의지는 지난해 보다 더 단단하다. 만 24세 이하로 구성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와일드카드 자리를 노리고 고영표(KT) 등과 치열한 경쟁도 해야 한다.
강력한 동기부여 속에 시즌 초반 쾌조의 스타트와 한화전 징크스까지 털어낸 박세웅이 올 시즌 후반 어떤 위치에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고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