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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검수완박 저지' 절반 성공…여소야대 첫 단추 평가


입력 2022.04.22 14:56 수정 2022.04.22 14:56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여야, 의총서 '박병석 중재안' 수용

기소권 분리에도 '보완수사권' 확보

黨 지도부·법사위원 '협상력' 주목

"중재안 끌어낸 지도부에 높은 평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야가 박병석 국회의장의 중재안에 합의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개정안 논란이 일단락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은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세계적인 흐름에 맞추면서도 '보완수사권'을 보존해 당론을 지킨 만큼 여소야대 정국을 성공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 중재안 합의에 있어 당 지도부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들의 지속된 설득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특히 새 정부 출범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합의안을 이끌어낸 동력으로 작용한 협상력이 향후 여소야대 정국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은 22일 오전 '검찰의 직접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고, 검찰 직접수사권을 한시적으로 유지하는 내용의' 검수완박법 중개안을 양당에 전달했다. 박 의장은 "아무리 훌륭한 정책도 국민과 함께 가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며 "국익과 국민의 관점에서 의장이 제시한 의장중재안을 수용한 정당의 입장을 반영해 국회 운영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장이 전달한 검수완박법 개정안에는 ▲검찰 직접수사권 기소권 분리하되, 검찰 직접수사권 한시적 유지 ▲검찰 6대 범죄 중, 공직자 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삭제 ▲검찰 직접 수사 총량 축소 위해 6개 특수부 3개로 감축 ▲검찰개혁법안 4월 중 처리 ▲검찰청법개정안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공포된 날로부터 4개월 후 시행 등이 담겼다.


국민의힘은 중재안을 수용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박 의장 중재안에 대해 치열한 논의를 한 결과, 우리 당은 중재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우려스러운 의사 표시가 많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론 저의 설명을 듣고 대체적으로 거의 동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재안 도출 배경에는 국민의힘의 지속된 접촉 및 설득 노력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그 동안 박병석 국회의장과 박광온 법사위원장 등 '키맨'과 접촉을 늘려 검수완박 법안 상정의 선제적 차단을 위해 노력해왔다.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은 각각 국회 본회의와 법사위 전체회의에 법안을 상정할 자격을 지니고 있어서다.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 22일 오전 국회 의장실 앞에서 검찰개혁 관련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의 검수완박 저지 노력은 이날 오전까지 지속됐다.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이날 오전 박병석 국회의장을 찾아 검수완박을 골자로 하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정 부의장은 "박병석 의장을 뵙고 검수완박법 강행처리 움직임에 대한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며 "대한민국 형사사법체계 근간을 흔드는, 헌법 정신과 삼권분립에 맞지 않는, 정권 이양기의 횡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전에도 수차례 박 의장을 방문해 검수완박 법안의 중재를 요구한 바 있다. 실제로 박 의장은 양향자 의원의 법사위 사·보임 당시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물론 새롭게 원내대표 자리에 오른 권성동 원내대표와도 수차례 회동을 가졌다.


아울러 박광온 법사위원장에 대해 전력으로 설득전을 벌인 부분 역시 이번 결과를 도출해낸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서 민주당 법사위원들은 안건조정위원회를 열고 검수완박 법안의 강행 통과를 노리고 있었다. 이를 위해 민형배 의원을 위장 탈당시켜 안건조정위의 여야 비중을 4대 2로 만들려는 꼼수까지 동원했다.


국민의힘은 전날에만 두 번이나 박 법사위원장을 항의방문하며, 일방적인 안건조정위 구성을 막는데 노력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전날 오후 항의방문 자리에서 "박 위원장에게 안건조정위를 합리적인 입법 취지에 맞춰서 선정을 해 줄 것을 촉구하는 차원으로 오늘 이 자리에 왔다"며 "박 위원장과 대화를 계속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날 박 법사위원장은 전날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원하는 상황에서 그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다"며 "안건조정위 구성은 오늘 안 할 예정"이라고 말하면서 박병석 의장이 내놓은 중재안에 대한 여야의 합의 시간이 확보됐고, 양당의 합의를 모두 이끌어낸 결과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의총에서도 비법조인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중재안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등장했지만 결국 지도부의 설득에 찬성하기로 했다"며 "국회 구성을 보면 앞으로 이런 일이 많을 텐데 이번 중재안을 끌어낸 지도부에 대한 높은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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