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
NASA 등 20개 팀과 자료 공유
막대한 데이터 신뢰도 구축 중요
대기오염·온실가스 동시 관측 추진
국립환경과학원은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GEMS)인 ‘천리안 2B호’가 수집한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세계 20개 우주·기후 관련 기구와 공동 검증팀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 공동 검증팀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GEMS 자료가 아시아 대기질 개선 연구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환경과학원 환경위성센터는 지난 26일 환경부 출입 기자단을 초대해 현장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환경위성센터는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을 활용해 아시아 대기질 감시 및 기후변화 대응 기술을 개발·공개하고 있다”며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를 동시에 관측하는 후속 환경위성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천리안 2B호는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으로 지난 2020년 2월 남미 기아나 우주센터에서 발사했다. 기자단이 방문한 환경위성센터는 천리안 2B호에 탑재된 GEMS에서 보내오는 정보를 수집하고 내용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환경위성센터 1층에는 실제 대비 5분의 1 크기의 GEMS 모형이 전시돼 있으며, 3층 통합상황실에서는 실시간 아시아 대기질 모니터링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옥상에는 GEMS에서 송출하는 자료를 받기 위한 대형 위성안테나가 설치 돼 있다.
GEMS는 환경(대기) 부문과 해양 부문을 동시 관측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현재 환경분야에서는 미세먼지와 오존 관련 대기오염물질, 기후변화 유발 물질 등을 관측해 실시간 공개하고 있다.
2021년 3월과 10월 대기 물질 14종에 대한 관측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11월과 12월 3종의 미세먼지 이동량과 지상 초미세먼지 추정 농도 영상을 공개했다. 올해는 에어로졸 유효고도, 성층권 오존 등 7종의 관측 영상 자료와 이산화황 이동량, 지상 이산화질소 추정 농도를 추가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안내와 설명을 맡은 이동원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 환경위성센터장은 GEMS를 이용한 아시아 대기질 및 기후변화 모니터링을 설명하면서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GEMS로 수집하는 막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분석한 자료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GEMS 자료가 국제적으로 신뢰성을 검증받게 되면 우리나라 대기질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국과의 환경외교에서도 확실한 증거자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현재 중국은 환경위성 국제공동 검증팀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이 센터장은 “환경위성이 취합한 자료가 널리 쓰이기 위해서는 일단 정확도가 확보돼야 한다. 그래야 우리 환경위성 정보가 국제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20개 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위성센터는 이를 위해 2018년부터 전지구위성관측위원회에 참여해 활동 중이다. 2019년 미 항공우주국(NASA), 2020년 유럽기상위성개발기구(EUMETSAT)와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2020년 이후 NASA를 비롯한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독일우주센터, 네덜란드왕립기상연구소, 홍콩과학기술대학, 일본해양개발기구 등 20개 국제 환경위성 연구팀과 업무협약을 맺고 자료 분석·연구를 하고 있다. 더불어 유엔(UN) 재난관리 및 비상대응, 국제 우주공간 위원회 등 12개 협력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이 센터장은 “GEMS에서 자료가 나오기 시작한 게 얼마 안 돼서 아직은 국제적인 연구 결과가 없지만 올해 10월 예정인 환경위성 워크숍에서는 팀별로 일정한 연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GEMS의 일차적인 신뢰도는 그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위성센터는 대기질 정보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판도라 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사업’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사업은 천리안 2B호에서 관측한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유발물질 정보를 공동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대기질 측정 장비인 ‘판도라’를 아시아 13개국 20개 지점에 구축하는 내용이다.
이 센터장은 “판도라 사업 역시 환경위성 관측 결과의 신뢰성을 높여 아시아 전체 대기질 개선을 도모하고, 아시아 전역의 대기질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 등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판도라 장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국산화하고 환경위성을 소형화한 항공기 탑재형 장비, 저가형 이산화질소 및 오존 동시 관측 장비 개발 사업도 추진 중이다.
관측장비 국산화 사업은 약 10년 후 수명을 다하는 GEMS를 대체할 후속 환경 위성의 국산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환경위성센터는 GEMS 후속으로 아시아 전역의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는 위성을 개발 중이다.
한편, 이날 기자단이 환경위성센터를 돌아본 결과 보완해야 할 부분도 눈에 띄었다. 바로 모니터링 인력이다.
GEMS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위성으로부터 받은 데이터 관리가 중요하다. 하지만 통합상황실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었다. 20여 개 모니터에서 다양한 자료가 실시간 전송되고 있었으나 이를 관리하는 상시 인력은 1~2명에 그친다는 게 관계자 설명이다.
환경위성센터 관계자는 “사실 GEMS 자료를 상시 모니터링하기 위해서는 최소 3~4명의 인력이 있어야 하는 데 지금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은해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장은 “환경위성센터의 소규모 인력으로 세계 최초 정지궤도 환경위성 발사, 성공적 운영 및 활용 기술 개발, 후속 대기오염물질 및 온실가스 동시 관측 위성 추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국민의 많은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