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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보사 해외투자 100조…널뛰기 환율에 '초긴장'


입력 2022.05.02 06:00 수정 2022.04.29 16:14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삼성생명만 20조…교보·한화 順

환율 1270원대…관리 부담 가중

국내 생명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외화 유가증권 자산이 10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국내 생명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과 주식 등 유가증권 가운데 외화 자산의 규모가 100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환율이 급등하는 등 글로벌 금융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외화 자산을 둘러싼 위험 관리 비용이 생보사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국내 23개 생보사 전체의 외화 유가증권 자산은 101조5484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별로 보면 삼성생명의 외화 유가증권이 20조8290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컸다. 그 다음으로 ▲교보생명 17조6666억원 ▲한화생명 16조4464억원 ▲NH농협생명 10조8555억원 등 순이었다.


이밖에 동양생명(7조5022억원)과 신한라이프생명(3조9661억원), 푸본현대생명(3조6425억원) 흥국생명(3조442억원) 등이 3조원 이상의 외화 유가증권을 갖고 있었다.


보험사들이 해외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앞서 코로나19 국면이 생각보다 길어지면서 미국 달러화나 변동성이 적은 선진국 관련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 직후 국내 기준금리가 0%대로 추락하자 보다 나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해외 시장을 노크하기도 했다.


외화 유가증권 자산규모 상위 8개 생명보험사 ⓒ생명보험협회


아울러 2020년 보험사의 해외투자 규제가 완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전까지만 해도 보험사는 총 자산 대비 30% 이내에서만 해외투자가 가능했다. 그런데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50%까지 해외자산 비중을 늘릴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최근 환율이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환율이 오르면 금융사의 외화 부채와 자산 사이에 일시적인 격차가 생기게 되고 그만큼 환차손이 발생하게 된다. 외화 자산을 가진 은행에게 환율 오름세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1272.5원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달 1일 종가 기준 1215.5원이었던 환율은 한 달도 안 돼 60원이 올랐다. 환율이 1270원대로 올라간 것은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졌던 2020년 3월 19일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어지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강한 긴축 기조, 중국의 주요 도시 봉쇄 등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까지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금융사들은 대개 이같은 환율 리스크에 대해 파생상품을 통한 환 헤지로 대응한다. 금융사의 파생상품 자산은 직접적인 이익을 노리는 상품과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헤지로 나뉘는데 핵심은 헤지 수요다.


실제로 지난해 말 생보사가 보유한 파생상품 자산 5436억원 중 헤지 목적 파생상품은 3788억원으로 69.7%를 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통화 관련 파생상품 자산이 3661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 확대로 환 헤지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보험업계도 이와 관련된 비용 부담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숙 기자 (ssoo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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