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 압도적 성적
골든글러브 획득하면 토종 투수 최고령 역대 2위
말 그대로 난공불락이다.
올 시즌 친정팀으로 돌아온 SSG 김광현이 완전체 투수의 모습으로 KBO리그 수준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김광현은 현재 6경기에 선발 출전해 38이닝을 소화했고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라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선수의 현재 컨디션과 갖고 있는 기량 등을 종합할 때 단순한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김광현이 이렇게 잘 던지는 이유는 역시나 ‘미국물’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 김광현은 지난 2년간 세계 최고의 무대라는 메이저리그서 활동한 선수다.
2년 동안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한 자리를 맡았고 계약이 종료된 올 시즌도 빅리그 잔류가 유력했지만 직장폐쇄라는 변수와 친정팀의 적극적인 구애로 유턴한 사례이기 때문에 사실상 현역 메이저리거가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평가다.
김광현의 무시무시함은 바로 피안타율에 있다. 올 시즌 김광현은 0.147의 피안타율을 기록, 이 부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매우 낮은 피안타율에서 보듯 웬만하면 맞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만약 주자가 나간다면, 이때부터 김광현은 난공불락 투수로 변신한다. 루상에 주자가 나갈 시, 김광현의 피안타율은 0.143으로 하락하고 득점권에 위치하면 0.069로 크게 떨어진다. 그가 올 시즌 득점권서 내준 피안타는 단 2개에 불과하다.
당연히 커리어 하이가 예상되는 시즌이다. 김광현은 지난 2010년 17승 7패 평균자책점 2.37을 기록하며 프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아쉽게도 그해 한화 류현진도 커리어하이를 쓰는 바람에 골든글러브 수상에 실패했으나 역사적인 두 투수의 라이벌 구도에 많은 야구팬들이 박수를 보냈다.
지금의 김광현이라면 커리어하이는 물론 생애 두 번째 골든글러브 획득까지 바라볼 수 있다. 그리고 만약 김광현이 골든글러브를 거머쥔다면 또 다른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게 된다. 바로 최고령 수상자 명단이다.
투수 부문 역대 최고령 골든글러브 수상자는 2002년 한화의 송진우다. 당시 36세였던 송진우는 18승 7패 평균자책점 2.99의 노익장을 과시하며 2002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송진우에 이어 2007년 다니엘 리오스(두산), 2014년 앤디 밴 헤켄(넥센), 2016년 더스틴 니퍼트(두산)가 35세 나이로 황금 장갑을 손에 쥐게 됐다. 만약 올 시즌 34세의 김광현이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이 된다면 2009년 아퀼리노 로페즈(KIA)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한편, 토종 투수들 중에서는 송진우에 이어 1983년 삼미 장명부, 2003년 현대 정민태(이상 33세)가 뒤를 잇고 있다.
장명부의 1983년은 427.1이닝과 30승이라는 만화보다 더한 성적이 나온 해였고 2003년 정민태는 일본프로야구에서 복귀하자마자 골든글러브를 획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