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40대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다. 롯데의 거인 이대호(40)가 은퇴 시즌 각종 기록에 도전한다.
이대호는 이번 시즌 36경기에 나서 타율 0.370 5홈런 1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타율 부문은 삼성 피렐라(0.395)에 이어 리그 2위에 올라있고 홈런과 타점은 나란히 공동 9위를 달리는 중이다. 적지 않은 나이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노익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약 이대호가 지금의 기세를 시즌 끝까지 이어간다면 최고령 타격왕도 바라볼 수 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40대 타격왕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으며 최고령 기록은 2013년 LG 이병규가 기록한 39세다.
선수들의 나이에 따른 몸 상태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정점을 찍은 뒤 30대 중반을 넘어가며 하락세가 온다는 것이 중론이다. 따라서 KBO리그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레전드 선수들도 30대 중후반에 이르러서는 나이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했고 40세를 맞이하거나 앞둔 상황에서 유니폼을 벗었다.
40대 나이에는 규정 타석을 채우기도 쉽지 않다. KBO리그 40년 역사상 40대에 규정 타석을 소화한 사례는 단 4번뿐인데 2016년, 2017년 삼성 이승엽과 2006년 롯데 호세, 2016년 NC 이호준이 그들이었다. 그리고 3할 타자는 2016년 이승엽(0.303) 단 1명뿐이었다.
꾸준히 경기에 나서고 있는 이대호는 이미 규정 타석을 넘겼으며 특별한 부상이 없다면 역대 5번째 40대 규정 타석 소화 선수가 될 수 있다.
홈런도 기대된다.
현재 5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긴 이대호는 산술적으로 19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여기에 페이스를 잃지 않고 조금만 힘을 낸다면 개인 통산 11번째 20홈런 시즌도 맞이할 수 있다.
40대 20홈런 역시 규정 타석만큼 희귀한 기록이다. KBO리그 역사상 40대 나이에 20홈런을 돌파했던 선수는 앞서 규정 타석을 소화했던 이승엽(2회), 호세, 이호준이다.
40대 최다 홈런인 이승엽의 27개(2016년)는 현실적으로 다가서기 쉽지 않지만 20홈런 돌파만으로도 이대호는 자신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