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2.8%로 하향...물가는 4.2% 전망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

‘공급망·중국 경기·미국 금리인상’ 변수

지난 1일 수출전진 기지 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23만t급 HMM 로테르담호가 수출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국내외 주요 기관 중 가장 높은 4.2%로 제시했다. 다만 물가 상승세는 올해 하반기부터 진정돼 내년엔 2%대 초반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18일 발표한 ‘2022년 상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지난해보다 2.8%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3.0%)보다 0.2%p(포인트) 낮춘 수치다.

KDI의 전망치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5%보다 높은 수치다. 그러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의 3.0%보다는 낮다. 정부(3.1%)와 한국은행(3.0%)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오는 26일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을 예정이다.

KDI는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배경과 관련해 “민간 소비 부진과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수입물가 상승, 주요국 금리 인상과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교란에 따른 내수 둔화에도 수출이 개선되면서 완만한 경기 회복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민간소비가 방역 조치 해제와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 지원 효과로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2차 추경은 올해 성장률을 0.4%포인트 끌어올린다는 전망도 내놨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2%로 제시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1.7%)보다 대폭 상향했다.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치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 정부와 OECD의 전망치는 각각 2.2%와 2.1%였다. 한은은 올해 2월 3.1%로 제시한 바 있다. 올해 4월 전망치를 수정한 IMF와 ADB는 각각 4.0%와 3.2%였다.

KDI는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경기 둔화로 수출·투자 여건은 악화하는데 유가 급등 등으로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 상승 압력이 상당하다”고 평가했다.

KDI는 민간소비의 견실한 회복세는 유지되겠으나 대외여건 악화로 수출 증가세가 점차 둔화하면서 내년 연간 성장률은 2.3%로 올해보다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원자재 수급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장기화하거나 중국 경기가 급락하는 경우 수출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하고 경제 기초여건이 약한 신흥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회복세가 제약되면 우리 경제의 회복세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