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운동 시작…팔달문서 출정
"남편에게 법카 보더라도 소고기
절대 사먹지 말라고 약속 받았다"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재점화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출정식에서 김동연 상대 후보 대신 직전 도지사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을 향한 직격탄을 날렸다.
이재명 고문을 거론해 직전 도정(道政) 심판론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새 정부와 호흡을 맞춰 일할 '힘있는' 집권여당 후보 투표로 연결시키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공식선거운동기간 첫날인 19일 오후 경기 수원 팔달문로터리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법인카드'를 거론하며 이재명 고문을 향한 직격탄을 날렸다. 이 고문은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경기도 법인카드 소고기 구매 등 사적 유용 의혹으로 지난 대선 당시 홍역을 치렀다.
이날 출정식 연설에서 김은혜 후보는 "어제 남편에게 도지사 선거 본선에 임하는 김은혜의 남편으로서 하나만 약속해달라고 했다"며 "법인카드를 가져가지 말라고 했다"고 말문을 열어, 청중들을 일제히 웃음바다에 빠뜨렸다.
김은혜 후보는 "내 법인카드를 보더라도 탐하지 말고, 소고기 같은 것은 절대 사먹지 말라고 했다"며 "우리 남편이 '그러겠다'고 더듬거리며 약속하더라"고 전했다.
나아가 "우리 남편은 이미 비만 상태이기 때문에 소고기를 먹지 않아도 충분히 동면 가능한 배를 가지고 있고, 나도 법인카드 없이도 도정을 이끌 수 있다"며 "나는 국민의 돈을 내 돈처럼, 국민의 카드를 내 카드처럼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은혜 후보가 상대 후보인 김동연 민주당 후보 대신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고문을 끌어다 도마 위에 올린 것은, 지난 3·9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론의 '바람'을 사그러뜨리지 않고 이 고문의 아킬레스건인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상기시켜 자연스레 도정교체론으로 이어가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수원공항 이전하고 1기 신도시 재건축
달성할 '힘있는 여당후보'라는 점 부각
"새 정부 의지와 결단 없이는 안될 일
은혜 잊지 않겠다 해서 내 이름 은혜"
실제로 이날 연설에서 김 후보는 정권교체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을 연신 강조하며, 자신이 도지사가 돼야 수원공군비행장 이전과 1기 신도시 재건축 등 도내 현안을 새 정부와의 공조 아래 힘있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김은혜 후보는 "3월 9일, 대한민국에 봄이 온 줄 알았는데 봄이 온 게 아니더라"며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 민주당의 오만, 꽃샘추위가 새 정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수원공항, 수원역, 1기 신도시 재건축까지 내가 법안을 발의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주민의 삶과 교통, 주택을 개선하는 모든 법안에 단 한 번도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며 "(6·1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을 교체해) 진정한 대한민국의 봄을 가져다줄 수 있겠느냐"고 호소했다.
도내 현안이자 지방선거 쟁점인 △수원공군비행장 이전 △1기 신도시 재건축은 국회 의석이 많은 원내 다수당 후보가 아니라, 행정권력을 잡게 된 새 정부와 공조할 집권여당 후보인 자신만이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은혜 후보는 "수원공항 이전은 지자체 간에 아무리 협의해봤자 소용이 없다"며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시공사가 따라오지 않는다. 정부가 손을 쥐고 '이거 해'라고 의지를 갖고 끌어가야 한다"고 단언했다.
이어 "여러분들의 주택 문제와 지하철 문제도 국회의원의 수가 많다고 되는 것 아니다. 인허가 해주고 재정투입하고 기간단축해서 여러분의 손과 발이 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와 결단이 없다면 절대로 되지 않을 일"이라며 "여당 후보, 힘있는 후보 김은혜를 밀어줘야할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민을 수단으로 삼지 않고,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으로 삼지 않겠다"며 "은혜를 잊지 않겠다고 해서 내 이름이 김은혜 아니냐. 힘있는 도지사가 돼서 열심히 할테니 도와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