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성 비위 의혹 등으로 민주당 지지율 하락
계양을 여론조사서도 오차범위 내 첫 역전 허용
충청 등 선거 격전지 찾아 '유능한 일꾼론' 호소
더불어민주당의 6·1 지방선거 '간판'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대선 패배 후 위기에 빠진 당을 구하겠다는 각오로 선거 진두지휘에 나섰지만, 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고 있어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무난한 승리를 점쳤던 인천 계양을 선거에서도 자신보다 정치적 무게감이 떨어지는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에 오차범위 내 역전을 허용했다. 이 위원장은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주말새 지방선거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과 경기, 충청 지역을 찾아 '집토끼 단속'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22일 충청을 찾았다. 전날 오후 자신이 출마한 계양을 지역을 벗어나 서울과 경기에서 자당 후보를 지원한 데 이은 주말 유세 행보다. 충청은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곳으로, 이번 선거에서도 승패를 가를 주요 승부처로 꼽힌다. 하지만 충청을 지역구로 둔 박완주 민주당 의원의 성 비위 의혹 탓에 당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어 민주당에는 열세 지역으로 분석된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충북 청주를 찾아 노영민 충북지사 후보와 송재봉 청주시장 후보의 지원 유세를 통해 '투표하면 이긴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투표하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다. 투표하면 이긴다"라며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장 선거와 2016년 총선 당시 서울 종로구 선거 상황을 그 예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서 13척의 배로 일본 해군을 이겨낸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 정신이 승리의 원천이었다. 우리 속에 있는 좌절감·분노·절망을 희망·열정·투지·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우리는 이길 수 있다"며 "여러분이 이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달라. 이 열패 의식을 열정으로 바꾸고 이 분노를 투지와 용기로 바꿔달라"고 호소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세종을 찾아서도 '유능한 일꾼론'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과거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면, 이젠 유능한 인재를 통해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라며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 균형발전 제2 행정수도 꿈을 만들어 왔고 앞으로 완성할 분은 이춘희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이어 "이 후보에게 기회를 주고 지난 대선 패배로 절망과 좌절, 무기력에 빠져 있다"며 "희망을 향해, 힘내서 꼭 투표하고 투표해야 반드시 이기며 (그러면) 이춘희가 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위원장의 지원 유세는 대전에서까지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 지원유세에서 "정치는 본질적으로 국민이 하는 것이고, 정치인들이란 국민이 맡긴 권한으로 국민의 원하는 바를, 국민이 명하는 바를 대신하는 일꾼"이라며 "이번에는 일할 사람, 준비된 일꾼들인 이재명의 동료들에게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이후 이날 저녁 울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와 벌인 합동 유세에서도 '일꾼론'을 앞세우며 민주당 후보의 지지를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바쁜 지원 유세 일정 와중에도 GTX-D Y자 노선을 추진하는 등 '계양시대'를 열 7대 핵심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반드시 당선돼 박남춘 인천시장 후보와 함께 첨단산업 유치와 GTX-D Y자 원안 관철 등 일자리와 주거, 교통혁명을 통해 계양을 '제2의 판교'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지방선거와 계양을 선거를 동시에 챙기는 건, 전날 발표된 계양을 여론조사 상황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여론조사 업체 에스티아이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3%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지난 19~20일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회의원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 후보가 49.5%, 이 위원장이 45.8%를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이 위원장으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지만, 지방선거와 계양을 선거에 자신의 정치적 명운이 걸려있는 만큼 당분간 유세 강행군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은 "대선 패배 후 대통령 취임하고 20일 만에 벌어지는 선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저는 안전한 비겁함을 피해서 위험한 헌신을 선택했다. 저는 그것이 진정으로 책임지는 길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