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선 압승 여부의 가늠자
민주당, '최후의 보루'로 기능하는 셈
권성동 "경기 탈환이 최고의 목표"
설훈 "마지막 힘내면 김동연 가능"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인 경기도지사의 향배를 결정할 본투표의 날이 밝았다. 1150만 경기도 유권자는 과연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국민의힘에는 지방선거 압승 여부를 결정할 가늠자이며, 민주당으로서는 최후의 보루로 기능할 전망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1일 경기 성남분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기도가 최대 격전지"라며 "경기도지사를 탈환하는 게 우리 당의 최고의 목표"라고 밝혔다. 설훈 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경기 부천 역곡남부역사거리 유세에서 "지금 민주당이 어렵다는 것은 다들 알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이곳 경기도는 보루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마지막 힘까지 내면 적어도 김동연 지사는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 정당의 차원을 떠나 정치인 개인의 측면으로 봐도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지난 대선에 출마했다가 막판 연대를 선택하며 독자 완주를 접었던 김동연 후보 입장에서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정치적 배수진이다. 김 후보가 이번에 성공적으로 선출직 정치인으로 거듭나면, 1360만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경기도의 도백(道伯)으로서 향후 정치적 역할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게 열린다. 반면 선출직 변신에 실패할 경우에는 1957년생이라는 나이까지 고려할 때, 정치적 미래가 극히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은혜 후보도 정치인생의 중대 변곡점을 맞이한 것은 매한가지다. 김 후보는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냈으나 이후 오랜 휴지기를 거친 끝에 지난 2020년 총선을 통해 원내에 진입했다. 이후 급속도로 정치적 체급을 불리며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인 대변인까지 지냈다. 이번에 경기도지사로 뛰어오를 경우 정치적 위상이 급상승하지만, 쓴잔을 마시게 된다면 유승민 전 의원과 겨뤘던 당내 경선 상황까지 다시 거론되며 한동안 책임론에 시달릴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김동연, 수원 나혜석거리 마지막 유세
"엄마찬스 아닌 경기찬스를 드리겠다
김은혜 그분, 재산신고 제대로 했느냐
박빙…100표로 승부 갈라질 수 있다"
이같은 처지에 놓인 김동연·김은혜 두 후보는 그야말로 절박함과 절실함을 가지고 선거운동 최종일인 이날 경기도 유권자를 향해 절절히 지지를 호소했다.
김동연 후보는 이날 경기 평택에서 일정을 시작해 시흥·부천 등을 거쳐 북상하며 경기도의 수부 도시인 수원에서 유세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후 지난 19일 0시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했던 사당역으로 돌아가 수미일관의 형식으로 선거운동을 마쳤다.
김은혜 후보는 도지사에 출마하기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았던 경기 성남분당에서 출근 인사로 일정을 시작했다. "나를 국회로 보내준 성남시민 여러분께 다시 돌아왔다"며 "내가 어머니 품에 안겨 있다"는 말로 마지막날 일정을 시작한 김 후보도 역시 도청 소재지인 수원에서 선거운동 일정을 매듭 지었다.
김동연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마지막날인 이날 오후 8시 수원 인계동 나혜석거리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이틀전 새벽부터 오늘 지금 이 시간까지 만 3일 동안 경기도내 31개 시·군을 전부 다녀왔다"며 "도민 여러분을 보면서 어떻게 내가 딴마음을 먹을 수 있겠으며, 진정성을 저버릴 수 있겠으며, 초심을 버릴 수 있겠느냐"고 외쳤다.
이어 "내가 도지사가 돼서 아빠찬스·엄마찬스가 아닌, 경기도가 드리는 경기 찬스를 드리겠다"며, '파란 31 대장정'의 일환으로 수원시를 위한 맞춤형 비전인 △수원 군공항 이전 △R&D 사이언스 파크 조성을 약속했다.
김은혜, 수원역전테마거리광장서 유세
"민주당, 검수완박으로 갈등과 퇴행
尹대통령 탄핵 거론은 정권교체 불복
100표차로 갈릴 것…소중한 한 표를"
경쟁 상대인 김은혜 후보를 겨냥해서는 "그분이 경기도에서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있느냐, 재산신고를 제대로 했느냐"며 "상대 후보의 여러 의혹과 비리는 사실로 밝혀졌지만 상대 쪽에서 내게 제기했던 모든 의혹은 하나도 사실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잘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이번 경기도 선거가 박빙이라고 한다"며 "100표, 500표, 1000표 차이로 승부가 갈라질 수 있다고 한다"고 투표를 호소했다.
김은혜 후보는 같은날 비슷한 시간 수원역 인근 역전테마거리 중앙광장에서 '무박 5일 도민 속으로' 일정의 정점을 찍는 마지막 유세를 열었다. 김 후보는 "정권교체가 돼서 봄이 온 줄 알았는데 진짜 봄이 아니었다"며, 민주당을 겨냥해 "검수완박으로 자신들의 비리를 가리려 하더니 이 좁은 땅에서 또 분열과 갈등, 퇴행의 강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회 거대 정당이 하지 못했던 것들을 정부·여당에서 하겠다"며 △지하철·광역버스 노선 확충 및 개선 △24시간 어린이병원 건립 △종합병원 유치 △시가 9억 원 미만 1가구 1주택 재산세 100% 감면 등의 공약을 확인했다.
경쟁 상대인 김동연 후보에 대해서는 공천 정당인 민주당을 조준해 "이제는 취임한지 얼마 안된 대통령 탄핵까지 거론한다. 이는 정권교체에 대한 불복"이라며 "반(反)민주세력들이 다시 지방을 장악하면 우리의 바람은 헛수고가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나아가 "이번 선거는 100표, 200표 차이로 갈릴 것"이라며 "내일 제발 투표장으로 가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