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민주당원인데 이젠 싫다'는
분 만나…변하지 않으면 큰일난다"
이재명과 통화에서는 당 얘기 안해
"축하와 고마움, 짧은 통화로 끝나"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선거 기간 중에 소속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으로 인해 발목이 잡힌 상황이 없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당선된 것은 민주당의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담긴 것으로 본다며, 정치교체위원장으로서 민주당 변화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동연 당선인은 3일 오전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선거운동기간에 대해 "아무래도 당의 지지율이 20%대로 폭락하면서 여러 외부 변수들이 있었다"며 "당에서 했던 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했을 때, 위협을 느꼈을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여러 가지 일로 인해서 (당이) 힘든 상황을 만들기도 했고, 발목을 잡은 부분도 있었다"며 "외부 변수들이 조금 어려운 상황을 만들 때가 몇 번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와 관련, 김 당선인은 선거운동을 하러 다닐 때도 민주당을 향한 질책과 비판, 그리고 자신이 민주당 변화의 씨앗 역할을 해달라는 기대를 느꼈다고도 전했다.
김동연 당선인은 "(선거운동을) 다니면서 만난 분들 중에는 '30년 민주당원인데 난 이제 싫다'는 분도 만나봤다"며 "내가 당선된 것에는 민주당에 대한 질책과 비판을 하면서도 건전한 야당으로서 민주당에 기대를 거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그런 분들의 기대를 담아서 씨앗처럼 역할을 해달라는 의미가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 당선인은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을 살려놓아야 민주당 변화의 싹을 틔울 수 있다는 이른바 '식과불식(碩果不食·농부는 굶더라도 내년에 쓸 종자는 먹지 않는다는 말)'론을 펼쳤다. 김 당선인은 각종 유세에서 "내가 경기도지사 후보가 된 것은 도민 여러분들께서 '민주당을 바꾸라'는 지상과제를 내려준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지를 보내주셔서 민주당을 바꾸려는 의지에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김 당선인은 현재 민주당 정치교체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당선인은 "10여 분 이상의 정치교체위원들로부터 계속 연락이 오고 있지만, 지금 민주당이 변화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상황까지 와있다"며 "기득권을 내려놓는 정치교체가 단기적으로는 민주당에 고통스럽겠지만, 작게는 민주당이 사는 길이고 크게는 대한민국 정치를 바꾸는 일"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김 당선인은 이재명 의원과의 통화에서는 이와 같은 당 얘기는 하지 않고 의례적인 서로 간의 축하 인사 교환만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동연 당선인은 "(이재명 당선인과는) 통화 한 번 했다. 당을 위해 큰일을 해서 고맙다는 축하 말씀을 주시더라"며 "나는 내 혼자 힘으로 된 게 아니라 주변에 있는 분들의 협조가 있어서 됐다고 고마움을 표시했고, 짧은 통화 정도로 끝났을 뿐 당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