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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물가대위기②] [현장] “장보기 겁나…4인 가족 10만원 훌쩍”


입력 2022.06.10 06:36 수정 2022.06.09 15:05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삼겹살 한 근 3만원, 식당에선 1인분 2만원…서민음식에서 고급음식으로

국제원자재값 오르고 가뭄까지…신선식품부터 가공식품까지 줄인상

“외식도 비싸지만 집밥이 싸지도 않아…물가 인상에 서민 부담만 늘어”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최승근기자

“한 번 장볼 때 10만원은 우습게 나가는 것 같아요. 장보기가 겁날 정도에요. 외식도 비싸지만 그렇다고 집 밥이 싼 것도 아니에요.”


지난 8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박모씨는 구매할 상품을 모아 둔 카트를 보며 이 같이 말했다.


초등학생 아들 둘을 포함, 4인 가족인 그들의 이날 장보기 비용은 총 17만8934원.


이중 할인행사를 통해 삼겹살 두 팩의 가격 30% 할인을 적용해 최종 16만원 정도치의 물건을 구매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돼지고기 삼겹살로 630그램 한 팩에 3만원 정도였다.


결제 시 일정 카드를 사용하면 30% 할인혜택이 적용돼 최종 2만원대 가격으로 구입할 수는 있었지만 ‘금겹살’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였다.


실제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고기구이 전문점에서는 삼겹살 1인분(150~200g) 가격이 1만5000~2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4인가족이 삼겹살 5~6인분을 먹을 경우 10만원이 훌쩍 넘어갈 수준이다. ‘삼겹살에 소주 한 잔’도 부담스럽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4인가족을 둔 주부 박모씨가 쇼핑 카트에 담은 16만원 상당의 상품들. ⓒ데일리안 최승근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가 지난 8일 발표한 '축산관측(돼지)'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돼지 도매가격을 ㎏당 6000원~6200원으로 예측했다.


작년 6월 ㎏당 5204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최소 15.3%에서 최대 19.1%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여기에 최근 강원 홍천군 소재 돼지 사육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향후 오름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수입산 역시 소고기는 작년 비슷한 기간에 비해 50% 이상, 돼지고기는 20% 가량 가격이 오르면서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고기 외에 박씨가 이날 구입한 포장 김치와 즉석밥, 소주, 맥주, 과일(참외), 두부, 감자, 양파, 라면, 쌈채소, 과자, 우유, 고추장 모든 상품은 최근 1년 새 가격 인상이 이뤄진 품목들이다.


가공식품의 경우 밀, 옥수수 등 국제원자재 가격 인상이 주요 원인이 됐고, 쌈채소나 감자, 과일 같은 신선식품은 최근 극심한 가뭄이 가격 급등의 배경이 됐다.


특히 최근 가격이 30% 넘게 뛴 감자의 경우 수입산 마저 공급난에 시달리면서 일부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는 감자튀김 판매 중단이라는 조치까지 내려질 정도다.


주부 박씨는 “대형마트에서 연일 할인행사를 한다고 전단지도 돌리고 하지만 정작 나와 보면 할인 가격임에도 물가가 너무 올랐다”면서 “외식이나 배달 음식도 그렇지만 집에서 차려먹는 밥도 결코 저렴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직장인 월급만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다른 건 몰라도 식비는 갑자기 줄이기가 어려운데 지금 같은 상황이 얼마나 더 길어질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밥상물가대위기③] [현장] 서민도, 동네 식당 사장님도 ‘한숨만’>에서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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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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