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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트 38-40! 투지 살아난 여자배구 ‘해보자! 해보자!! 후회 없게’


입력 2022.06.17 09:54 수정 2022.06.17 09:56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VNL 세르비아전 1세트 듀스 15차례 접전..안타까운 0-3패

6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 참담한 성적에도 투지로 희망 발견

세르비아전에서 투지 보여준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 FIVB

이번에도 셧아웃 패배를 당했지만 투지만큼은 확실하게 살아났다.


‘세계랭킹 16위’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17일(한국시각)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펼쳐진 ‘2022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이하 VNL)’ 2주차 예선 세르비아전에서 0-3(38-40, 22-25, 22-25)으로 졌다.


6연패 늪에 빠진 대표팀은 여전히 꼴찌에 머물러있다. 세르비아(세계랭킹 7위)를 상대로 한 세트도 빼앗지 못하면서 6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라는 굴욕을 또 뒤집어썼다.


올림픽 무대에서의 호성적으로 국내 V-리그 흥행까지 이끈 한국 여자배구에 올림픽 출전권의 의미는 매우 크다. 이번 VNL은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대회다.


FIVB는 파리 올림픽부터 대륙별 예선전 제도를 폐지했다. 개최국 프랑스를 제외하고 본선 진출권 11장 가운데 6장은 올림픽 예선대회 상위 6개국, 나머지 5장은 세계랭킹 순으로 부여된다. 한국으로서는 랭킹포인트를 쌓아 랭킹을 끌어올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 시작이 VNL인데 대표팀은 큰 난관에 봉착했다. 압도적인 기량과 강력한 카리스마로 구심점이 됐던 ‘리더’ 김연경을 비롯해 김수지-양효진이 대표팀에서 은퇴한 가운데 세대교체에 따른 과도기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미국에서 가진 1주차 일정에서 전패한 대표팀은 2주차 첫 일정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도 무기력하게 패배, 참고 참았던 팬들의 질타를 들었다.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의지가 있는 게 맞냐”라는 비판 속에 자신감도 떨어졌다.


희망이 꺼져가고 깊은 좌절로 빠져들고 있을 때, 세르비아전에서는 1주차 경기에서 느끼기 어려웠던 투지라는 한 줄기 빛이 보였다.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안을 내놓지 못하던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은 박정아-김희진을 선발 라인업에서 빼고 황민경-고예림 등을 선발 기용하는 대응도 했다.


1-7까지 밀렸던 1세트에서 7-13까지 추격했고, 기어이 23-23 동점까지 만들었다. 치열한 접전 속에 15차례 듀스를 이어가며 38-38까지 끌고 간 대표팀은 2점을 내주며 38-40으로 안타깝게 세트를 내줬지만, 이번 대회 들어 처음으로 박수 받을 만한 경기를 했다.


비록 첫 세트를 내줬지만 주저앉지 않고 2세트에서도 17-15까지 리드를 잡는 활력 있는 경기를 펼쳤다. 2세트 역시 따내지 못했지만 실망하지 않고 3세트에서도 20-20까지 팽팽하게 맞서는 투지를 보여줬다.


리더 부재 속에 1점차 싸움에서 고비를 넘지 못하고 3세트를 내준 것은 아쉽지만, 좌절이 아닌 도전의 가치를 느끼게 했다는 점에서 수확이 있는 한판이었다. 1주차 경기에서 보기 어려웠던 투지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또 답이 없을 때 실마리를 찾기 위해 라인업에 변화를 꾀했다는 점도 평가할만하다.


세자르 감독. ⓒ 뉴시스

세자르 감독은 지난달 대표팀 지휘봉을 잡으면서 세대교체에 있는 어려운 현 상황을 ‘바위’에 비유했다.


세자르 감독은 “우리 앞에 굉장히 큰 바위가 놓여 있다. 처음에는 바위를 밀어도 잘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힘들겠지만 우리는 계속 밀고 나가야 한다.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굴러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 경기, 매 세트에 랭킹포인트가 걸려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투지를 보여준 세르비아전 1세트는 바위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직 VNL 대회 일정은 많이 남아있다. 2020 도쿄올림픽 때 리더 김연경이 선수들에게 했던 말이 떠오른다. “해보자!해보자!! 후회 없게”.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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