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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20달러"…정유사 2Q도 兆단위 영업이익 낸다


입력 2022.06.20 06:00 수정 2022.06.17 17:29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정제마진 효과'에 2Q 정유 사업 호조…석화·윤활유도 흑자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를 하고 있다.(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정제마진 강세로 정유사들이 2분기에도 조 단위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커졌다.


1분기와 견줘 재고평가이익은 줄었지만, 등·경유를 중심으로 높게 형성중인 정제마진이 정유사들이 이익을 대폭 끌어올렸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는 1조144억원으로, 작년 2분기(5065억원)와 비교해 2배 가까이 오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중 정유 부문이 전년 동기 대비 414~457% 증가한 1조2000억~1조3000억원으로 전망돼 전체 실적을 대부분 견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에쓰오일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8252억원으로 전년 동기(5710억원)와 비교해 44.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정유 부문에서 지난해 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높다.


정유사들의 실적 호조는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초강세를 보인 영향이 크다.


정제마진은 연초 대비 3배 이상 급등하며 정유사들의 이익 개선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2분기(4~6월) 평균 20.7달러로 1분기(1~3월)와 비교해 2배 이상 뛰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의 비용을 뺀 가격으로, 통상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판단하는 데 이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특히 등·경유 마진은 올해 들어 최대치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6월 평균 경유(디젤) 정제마진은 배럴당 6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등유는 50달러를 넘보고 있으며 휘발유(가솔린)도 3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로 위축됐던 글로벌 환경이 지난해 말부터 위드코로나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산업·차량용 연료로 주로 쓰이는 경유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올해 들어선 러시아발 공급망 위축 우려가 석유제품 수요를 크게 부추겼다.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정제마진은 러시아 제재, 글로벌 여객 수요 증가 등 단기적 요인 외에 글로벌 정유 시설 투자 감소 및 폐쇄 등 장기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하반기에도 견조한 시황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중 항공기에 투입되는 항공유의 경우 엔데믹에 따른 소비 증가로 정유사들의 이익 개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다. 최근 항공사들이 거리두기 완화에 발 맞춰 미국, 유럽, 동남아 등 주요 앞다퉈 해외 여행지 노선 늘리기에 나서면서 항공유 수요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


가격도 오름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항공유 중 하나인 제트유(Jet Fuel) 가격은 6월 중순 기준 배럴당 176.56달러로 전주와 비교해 3.6% 상승했다. 한 달 전 보다는 6.1%, 1년 전 보다는 128.1% 오른 수치다.


정유 부문 뿐 아니라 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도 중국의 코로나 봉쇄 조치 완화 등 수급 개선으로 고루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SK이노베이션의 화학과 윤활유(루브리컨츠) 2분기 영업이익은 380억원, 1800억원으로 추정됐다. 에쓰오일 역시 각각 500억원, 1600억원을 거둔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투자증권은 "휘발유 블렌딩 수요 증가로 2014년 이후 최고치에 도달한 BTX(벤젠·톨루엔·자일렌), PX(파라자일렌) 강세는 2분기 정유업체 화학 부문 이익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발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국제유가 강세로 많게는 수 천억원의 재고평가이익도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재고이익을 3100억원으로 추정했다.


현재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의 소극적인 석유 증산 정책이 맞물리면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WTI(서부텍사스유)는 6월 평균 118.83달러를, 브렌트유는 120.34달러를 나타내며 1월과 비교해 각각 43.5%, 40.6% 급등했다.


국제유가의 강세가 이어진다면 정유사들은 하반기에도 어느 정도의 재고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 가격이 이르면 7~9월 배럴당 14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내놓은 전망치 125달러 보다 15달러 상향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따른 100만 배럴 상당의 러시아산 생산 감소가 결과적으로 유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미국 에너지정보청(EIA)는 브렌트유 가격이 3분기 111.28달러, 4분기 104.97달러로 드라마틱한 오름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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