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피렐라-나성범, 정교함과 선구안에 파워까지 장착
타고투저 절정이었던 2018년 11명 이후 3~4명 수준 감소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안타로 만들고 빠지는 공에는 배트를 내밀지 않는다. 여기에 실투라도 던졌다가는 곧바로 홈런 등의 장타를 허용한다. 투수와 포수 배터리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던질 곳이 없는, 매우 곤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완성형에 가까운 타자에 대한 기준점은 역시나 ‘345 클럽’이다. 3할 타율과 4할 이상의 출루율, 그리고 5할 대 이상의 장타율이다. 이들 중 하나만 충족해도 A급 선수로 분류될 수 있는데 모두 갖췄다면 특급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KBO리그에서 ‘345 클럽’에 가입한 타자는 고작 3명이다. 키움 이정후와 삼성 피렐라, 그리고 KIA 나성범이 그들로 심심치 않게 하이라이트의 최상단을 장식하는 타자들이다.
정교함과 선구안이 뛰어났던 이정후는 여기에 파워까지 더해 올 시즌 완성형 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벌써 11홈런을 기록하며 자신의 개인 최다 홈런(15개)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삼성의 외국인 타자 피렐라는 최근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지만 여전히 타율 0.355-출루율 0.433-장타율 0.584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부진에도 뛰어난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중인데 그가 얼마나 뜨거운 4~5월을 보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나성범 역시 ‘345 클럽’에 가입하면서 KIA가 투자한 6년간 150억원의 금액이 아깝지 않게 만들고 있다. 더군다나 나성범은 KIA의 성적 상승을 견인하면서 어느새 팀의 리더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다.
이정후와 피렐라, 나성범 외에 ‘345 클럽’ 가입을 앞둔 또 다른 선수들은 롯데 한동희(0.339-0.389-0.565)와 KIA 소크라테스(0.341-0.384-0.582)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타율과 장타율은 타격 기술에 의해 기록이 만들어지지만 출루율의 경우 선구안이라는 또 다른 능력치를 장착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출루율은 타율, 장타율에 비해 기록을 상승시키기가 가장 어렵다.
한편, 최근 몇 년간 ‘345 클럽’ 가입 선수들을 살펴보면 타고투저의 흐름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타고투저 바람이 불기 직전이었던 2013년에는 ‘345 클럽’ 가입자가 고작 3명이었으나 이듬해 14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15년 12명, 2016년 11명, 2017년 9명, 2018년 11명을 배출했다.
이후 공인구가 교체된 2019년에는 NC 양의지 단 한 명만이 기록했고 2020년 4명, 그리고 지난해 3명으로 크게 줄어들어 특급 타자의 기준점이 크게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