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사 행보와 동행 측근에 탄핵 추억 젖는 악마의 눈길
뭘 해도 꼬투리 잡을 대선 불복 선동꾼들 눈치 보면 안 돼
자연스럽고 당당한 영부인 역할이 국민 다수의 선호
부속실 내 전담반, 대통령실 이름만큼 고심해서 지어야
‘윤석열은 안 걸려들 것 같으니 김건희에 사활을 건다.’
새 대통령이 실패하기만을 바라는 극성 진보좌파의 동태(動態)를 요약한 말이다. 그들은 지금 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다음 달 한남동 관저 입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건희 전담반(관저팀) 구성에 악마의 눈길을 보내며 물어 뜯을 태세다. 전담반이 필요하다는 건 모두가 공감하는 사실이다. 여당 원로들도 제2부속실 설치를 권했다. 그러나 윤석열에게 공약은 공약이다.
보수 정당 후보로 정권을 회수한 윤석열은 전임 이명박이나 박근혜와 결이 다른 인물이다. 함정을 파놓고 올가미를 손에 쥐고 기다리는 그들에게 쉽사리 걸려들, 흐물흐물한 실력과 강단(剛斷)의 소유자가 아니다.
혹자는 그의 출근길 약식 회견 같은 것에 우려내지는 기대를 표하기도 한다. 큰 실수를 할까(해줄까) 해서다. 기우(杞憂)다. 윤석열은 즉흥적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준비해가지고 와서 말하며 준비 안한 질문은 상식적, 원론적으로 대답하거나 그냥 지나간다.
그래서 진보좌파들이 혈안이 돼 찾는 것이 부인 김건희의 ‘사고’다. 마침 그녀는 ‘여사님 보폭’을 한껏 높이고 있다. 그들 자신이 대선 과정에서 제기하고 부풀린 의혹들을 여전히 안고서 ‘범죄자’로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김건희의 발걸음은 너무 맛깔 나는 먹잇감이다.
그녀는 전 대통령 부인들 ‘순방’(巡訪) 과정에서 좌우 양 진영에 공히 비판과 공격 거리를 제공했다. 진보좌파는 영부인 놀이라고 비아냥댔고, 보수우파 쪽은 지향점 문제를 들었다. 만나는 이유와 목적이 분명해야 하고, 그 영부인들에 앞서 만났으면 좋을 사회적 약자들이 너무나 많다는 아쉬움이다.
어떤 빌미건 잡아서 프레임을 씌우고자 하는, 대선 불복 진보좌파들에게 김건희는 얼마 전 ‘호박이 넝쿨째 들어오는’ 여인 한 사람을 봉하행에 함께했다. 이 여인의 외모와 옷차림에 주목한 그들은 무속인을 들먹였다.
노무현 부인을 만나러 가는 길에 무속인과 동행했다는 주장이 좀 엉뚱해서 이 작전은 큰 효과는 보지 못했다. 대통령실이 곧바로 그녀는 김건희가 운영한 전시 기획 회사의 전무이자 한 국립대 무용학과 교수라고 설명했다.
박근혜의 최순실을 연상케 하는 이 여인을 노린 계략은 뻔 한 것이다. 국정 지휘자 윤석열을 좌지우지하는 사람은 김건희고, 그녀를 지근(至近) 거리에서 보좌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 저 여자라는, ‘제2의 최순실 사태’의 꿈이다.
그러나 너무 일찍 작전을 노출했고, 그나마 헛방이었다. 덕분에 대통령 부부, 그리고 대통령실과 보수우파 진영은 큰 거 하나를 일찌감치 배웠다. 저들의 표적은 김건희, 더 정확히는 그녀 옆에 있는 사람이며 그 궁극적 목적은 ‘최순실 프레임’에 의한 탄핵 추진이라는 것이다.
윤석열 김건희 부부 면면으로나 과거 교훈으로 볼 때, 이들의 국정 운영 및 보조 행위에 최순실 같은 인물이 끼어들 리도 없고, 그 비슷한 농단(壟斷)이 일어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그렇더라도 피할 건 피하는 게 좋다. 저들은 뭘 해도 꼬투리를 잡을 의지와 능력이 출중한 선동꾼들이다.
더구나 김건희는 믿음직하기보다는 취약한 모습을 노출하고 있기도 하다. 대선 때 정한 조심하는 처신에서 취임 후 공식 영부인 활동으로의 전환에 아직도 ‘연습’ 중이다. 부자연스러움과, 숨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공개적으로 알리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느낌을 준다.
구두 사고 빵 사먹고 영화 보는 ‘비공식’ 활동도 사실 국민들의 관심을 크게 끌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밖에 없는 대통령 부인의 근황이다. 그 이상으로 다니는 일은 더 중요한 공식 활동이다. 이런 나들이, 언행을 위한 공식 요원(要員)들의 수행 업무는 당연히 요구된다. 김건희뿐 아니라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다.
그 직원들이 그녀 회사의 부하 사원들이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수행(隨行)은 비서 일이다. 그 일에 잘 아는, 편한 사람을 쓰는 게 무슨 문제인가? 이런 비난과 공격에 흔들려선 안 된다. 일을 잘하는 게 중요하다. 국민 세금으로 채용했으면 그 값을 하는, 품위와 내용이 장착된 활동을 하면 된다.
제2부속실 폐지 선거 공약에 부담을 가질 필요도 없다. 대통령 부인이 되고 보니 공식 활동을 준비하고 따라다닐 사람들이 있어야 해서 전담반을 두도록 했다고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면 끝이다. 제1부속실 내 영부인 담당 4~5명 둔다고 해서 뭐라 할 사람이 있다면 맘껏 떠들도록 하라.
일단 관저팀이라고 부른 전담반은 사실상 제2부속실 부활이라는 공격을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지나가는 소나기다. 김건희의 역할, 그리고 그 역할을 돕는 인력의 수준과 자세가 더 중요하다. 그에 걸맞은 영부인 전담반 이름을 대통령실 이름만큼 고심해서 지어야 한다.
尹-金 부부를 지지하는 보수우파나 중도층은 타고난 외모의 그녀가 어깨를 쭉 펴고 활짝 웃으면서 대통령 부인 역할을 해주길 선호한다. 착용하고 휴대하는 옷, 가방, 구두도 ‘국격’이랄 수 있지만, 국민이 더 바라는 건, 대선 과정에서 폭로된 진보좌파 미디어 녹음 그대로, 그녀의 거침없는 소견과 솔직한 마음을 늘 접하는 것이다.
김건희를 최순실로 엮는 탄핵의 ‘기적’은 이뤄지지 않는다. 그것은 어쩌다 한 번 성공한 추억에 젖은, 헛된 꿈이다.
‘영부인’으로 당당하게, 공식 수행 비서들 거느리고, 자기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며 활보(闊步)하도록 하라.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