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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색채 강화했지만…원작 매력 반감된 한국판 ‘종이의 집’


입력 2022.06.24 09:05 수정 2022.06.24 09:06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24일 넷플릭스 통해 공개

스페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이하 ‘종이의 집’)이 남·북 관계에 상상력을 덧입히고, 하회탈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한국판’만의 매력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를 통해 원작과의 확실한 차별화는 이뤄낸 ‘종이의 집’이지만, 캐릭터들의 개성이 다소 무뎌지면서 아쉬움을 남긴다.


ⓒ넷플릭스

24일 공개되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이의 집’은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배경으로 천재적 전략가와 각기 다른 개성 및 능력을 지닌 강도들이 기상천외한 변수에 맞서며 벌이는 인질 강도극을 그린 작품이다. 스페인은 물론,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들의 호응을 받으며 시즌5까지 제작된 ‘종이의 집’ 시리즈를 리메이크했다.


한국판 ‘종이의 집’은 원작의 기본 설정은 그대로 계승한다. 가명을 쓰고, 붉은색 유니폼을 입은 강도들이 조폐국을 상대로 큰 한탕을 벌인다는 얼개는 물론, 강도단을 구성하는 캐릭터와 그들의 관계 역시 원작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


그럼에도 ‘종이의 집’은 원작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던 건,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설정을 덧입혔기 때문이다. 우선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점을 적극 활용, 한국판만이 구현할 수 있는 전개를 보여준다. 통일 직전의 남-북을 배경으로 하는 이 드라마에서는 남한과 북한 주민들의 해묵은 감정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갈등이 한 축을 담당하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한층 다채로운 관계망을 형성하게 되면서 원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깊어진 메시지가 담기게 된다.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 저마다 새로운 인생을 꿈꾸지만, 결국 해소되지 못하는 빈부격차 문제가 강하게 부각되면서, ‘종이의 집’ 시리즈가 가진 사회 비판적 시각 또한 더욱 강조되는 것. 원작보다 한층 강렬해진 메시지가 한국판 ‘종이의 집’만의 매력이 되기도 한다.


원작에서는 강도단이 살바도르 달리 가면을 쓰고 활약했다면 한국판에서는 하회탈을 착용하는 것으로 설정이 바뀌었는데, 이를 통해 한층 기괴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한다. 총성이 오가는 잔혹한 상황과 대비되는 하회탈의 인자한 웃음이 기묘한 느낌을 자아낸다.


그러나 원작 캐릭터들 특유의 과감함이 감소하면서 다소 루즈한 부분들도 생기게 된다. 베를린과 도쿄, 리우를 비롯해 이 판을 짠 교수까지. 캐릭터들이 다소 전형적인 탓에 그들의 어떤 선택을 할 지가 쉽게 짐작이 된다. 드라마의 반전에 해당되는 선택들까지도 예측이 가능해지면서 초반 구축된 신선함을 빠르게 잃는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어떤 관계를 형성해나가고, 또 어떤 선택을 하며 위기를 타파하는지 지켜보는 재미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종이의 집’ 시리즈 특성상 그 캐릭터들의 매력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한 점은 큰 아쉬움으로 남게 된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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