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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이는 게 답-물가①] 현실이 된 6%…더 두려운 ‘스태그플레이션’


입력 2022.07.05 13:33 수정 2022.07.05 13:34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소비자물가지수 전월대비 6% 상승

계속되는 고물가 경기 침체 우려

주요 기관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복합 위기’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대비 6.0% 오른 가운데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6월 소비자물가가 전월 대비 6.0% 올랐다. 6%대 물가 상승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처음이다. 고물가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물가만 오르고 경제는 침체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눈앞으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6.0% 상승했다.


24년 만에 최고 폭 물가 상승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바 아니다. 국제유가가 수개월째 상승 중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이 계속되면서 글로벌 공급난 또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어느 정도 예견됐던 상승이다.


오히려 현재의 고물가 상황보다 앞으로 다가올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공포가 더 크다. 이른바 ‘S 공포’라 불리는 스태그플레이션은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경기는 침체하는 현상을 말한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주요 경제연구기관들의 경제성장률 하향 전망에서 엿볼 수 있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은 경제전망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2월에 발표한 기존 전망치 3.0%에서 0.3%p 하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5월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국제 경제 상황을 고려해 성장률을 2.8%로 조정했다. 이는 종전 3.0%보다 0.2%p 낮춘 수준이다.


국제기구 전망도 내림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달 8일 세계 주요국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한국은행과 같은 3.0%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또한 기존 3.0%에서 2.5%로 0.5%p 낮게 전망했다. 일본 투자은행 노무라는 우리나라 경제가 올해 3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고, 1년 안에 경기후퇴에 진입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이미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는 의견도 있고 물가 상승세가 심각한 건 맞지만 아직 경기 회복 가능성은 남아있다는 주장이 맞선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6월소비자물가지수 인포그래픽. ⓒ통계청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 5월 한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가능성 진단과 정책방향’ 세미나에서 “한국에선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결합한 스태그플레이션이 이미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이어 “물가 상승에 대응하고 한미 금리 역전을 방지하기 위한 유동성 회수와 금리 인상으로 경기침체 강도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재정 지출 확대도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1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그는 “우리나라가 몇 퍼센트 성장하면 경기가 침체한 것인지 여러 견해가 있지만, 우리(한은)가 파악하기에는 올해 성장률이 2% 수준인 잠재성장률을 웃돌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스태그플레이션보다 물가가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번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인상 이후 4주가 지난 지금 물가에서 해외발 공급 충격이 장기화하고 곡물·식량 가격도 쉽게 꺾이지 않을 듯하다”며 “물가 상승 추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꺾일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차이를 보이지만 고물가 상황이 경제 위기를 부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특히 고물가를 시작으로 고환율과 고금리가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경제가 ‘복합 위기’ 양상으로 진행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편, 지난 4일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한자리에 모여 정책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경제 수장들은 “국내외 금리 상승기에 거시경제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하지 않도록 관계부처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줄이는 게 답-물가②] 월급까지 터치한 정부, 최후 수단 ‘공약’ 손대나에서 계속됩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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