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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판매 감소에도 2Q 영업익 견조 전망


입력 2022.07.11 06:00 수정 2022.07.08 12:57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2분기 영업익 현대차 15%·기아 17% 증가 추정

제품믹스 개선, 판매단가 상승,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

반도체 이슈 개선 기대감…카플레이션에 수요 부진 우려도

서울 양재동 현대차·기아 본사 전경.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 러시아 공장 가동 중단, 국내 화물연대 파업 등 대내외 악재에도 불구하고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글로벌 판매량은 이 기간 감소했지만 고부가 차량 위주의 생산 배정으로 수익성 확보에 성공했다. 생산 원가 상승에 따른 차량 판매단가 인상과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까지 더해지며 영업이익 개선을 견인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 2분기 영업이익은 2조1798억원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15.6%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매출은 8.2% 많은 32조8081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기아의 경우,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조2763억원, 1조74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6%, 17.0% 증가한 것으로 전망했다.


이 기간 현대차와 기아는 글로벌 판매가 나란히 감소했다. 현대차는 전년 2분기 보다 5만7114대(5.5%) 적은 97만4243대를 판매했다. 기아는 2만1239대(2.8%) 줄어든 73만2878대다.


작년부터 이어져 온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과 올해 초 발생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발 와이어링 하네스 부족 등 대외 악재가 겹치면서 생산·판매가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실제 현대차는 러시아발 악재에 지난 3월부터 러시아 생산공장 가동을 중단중이다. 이에 따라 1·2월 월평균 1만5000대에 달했던 내수 판매는 3~5월 세 달간 평균 2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반도체·러시아 이슈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난달엔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단행, 차량 운송을 거부해 그만큼 생산손실을 입기도 했다. 이후 현대차가 울산공장 특근을 실시하고 기아도 화성공장 정상 가동에 돌입했지만 생산차질분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생산 차질로 판매가 미끄러졌음에도 양사의 2분기 매출·영업이익 전망치가 전년과 비교해 높게 추산된 것은 신차 효과와 고부가 차종 위주 생산 영향으로 수익 확보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와 중대형 SUV 등 고부가 차량 위주의 판매 전략을 펴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SUV 차급 비중은 52.0%로 전년 동기(44.3%)와 비교해 7.7%p 늘었고 같은 시기 제네시스는 5.2%를 기록하며 비중이 0.8%p 증가했다.


여기에 투싼 하이브리드, GV70, 아이오닉5, 팰리세이드 등 신차 출시 효과가 두드러진 영향도 있었다.


기아 역시 고부가 차량 비중이 늘고 있다. 1분기 RV(레저용 차량) 비중은 전년 동기 59.7%에서 올해 61.3%로 올라섰다.


자동차 생산차질이 글로벌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돼 생산 원가를 자동차 판매가격에 반영한 효과도 있다. 양사는 그랜저·아반떼 등 국내를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연식변경 등을 계기로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에 올해 1분기 승용·RV (레저용 차량)국내 평균 가격은 4609만원으로 전년 동기 4227만원과 비교해 9.0% 올랐다. 기아의 1분기 국내 판매 가격은 3791만원으로 전년 동기 3389만원 보다 12.0% 상승했다. 1년 새 차량가액이 평균 10% 가량 오른 것이다.


아이오닉 5(위)와 EV6(아래) ⓒ현대차·기아

차량용 부품 수급난, 배터리 가격 인상 등 제조 비용 증가로 하반기에도 차량 가격 인상 기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4월 완성차업계와 철강사들이 올 상반기 차강판 가격을 t당 15만원 인상키로 하면서 이후 출시될 차량값 인상이 예고돼왔다.


지난해 2분기 1120원 내외에서 올 2분기 126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도 현대차·기아의 수익성에는 플러스 요인이 됐다. 자동차 업체들은 해외 영업은 달러 결제를 위주로 하기 때문에 원화 가치가 떨어질수록 원화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오르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대기물량이 오랜 기간 누적된 상황에서 반도체 수급난 해소 등으로 생산·판매가 정상화되면 양사의 하반기 실적은 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한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공급 개선이 예상되나 타이트한 재고 상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과거 대비 매우 낮은 수준의 인센티브 레벨이 유지되는 가운데 생산 회복 과정에서 가동률 개선 효과가 손익에 긍정적인 영향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은 우려해야 할 대목으로 꼽힌다. 고물가로 차값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구매를 아예 포기하거나 연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6월 미국 자동차 판매는 높은 신차 가격이 구매자를 시장 밖으로 밀어내면서 11% 감소했다"고 전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상반기 생산·판매 차질을 겪어왔던 현대차·기아는 하반기 수요 부진이 현실화될 경우, 연간 판매 계획을 다시 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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