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함께 13일과 16일 두 차례 친선전
과거 맨유 방한 당시 K리그 모욕 현수막 등장
이제는 국민 클럽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토트넘 홋스퍼가 내한해 K리그 올스타와 경기를 치른다.
토트넘은 오는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 팀인 ‘팀 K리그’와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을 치르고, 3일 뒤인 16일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해 스페인 라리가 소속의 세비야와 평가전을 갖는다.
시작 전부터 흥행 대박이 예고된 친선전이다. 그도 그럴 것이 토트넘은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몸담고 있는 클럽으로 축구팬들을 넘어 국민적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토트넘의 2경기는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이 됐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혹시 모를 ‘선 넘는’ 팬들의 등장 여부다.
실제로 지난 2007년 글로벌 인기 구단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방한 때 나온 현수막 걸개가 대표적인 예다.
지금도 국내에 수많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는 맨유는 2007년과 2009년, 두 차례 방한해 친선전을 펼친 바 있다. 당시 맨유는 대표팀 주장 박지성이 소속되어 있는데다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웨인 루니, 라이언 긱스 등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다수 보유, 그야말로 국내에서의 인기가 하늘을 찔렀다.
1차 방한이었던 2007년 7월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 서울과 친선전을 벌였다. 그런데 경기장 한쪽에 모든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현수막 하나가 눈에 띄었다. 바로 그 유명한 ‘Here is another Old Trafford(이곳은 또 다른 올드 트래포드입니다)’였다.
자국 리그 클럽 대신 해외 리그의 맨유를 열렬히 응원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다만 이 경기는 친선전이었다 하더라도 엄연히 맨유의 원정경기였고 서울월드컵경기장의 홈팀인 FC 서울이 맞이한 경기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현수막은 FC 서울과 K리그 전체를 모욕하는 결과로 이어졌고, 과도하고 어긋난 팬심의 대표적인 사례로 남게 됐다.
토트넘도 당시의 맨유와 비슷한 위상을 지니고 있다. 마침 손흥민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며 절정기를 맞이하고 있으며 토트넘 역시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 등 다수의 월드클래스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축구팬들이라면 손흥민이 붉은 유니폼 대신 흰색 유니폼을 입고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임에 분명하다.
따라서 토트넘은 홈구장과 다름없는 일방적 응원을 받을 것이 분명하며, 토트넘과 상대할 ‘팀 K리그’ 선수들은 조연이 될 수도 있다. 누구를 응원하더라도 팬심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분명히 지켜야 할 선은 있다. ‘어나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과 같은 걸개가 등장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