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준, 성인의 1년 독서량은 6권밖에 되지 않습니다. 2달에 겨우 1권을 읽는 셈입니다. 이에 스타들이 직접 북큐레이터가 되어 책을 추천하고, 대중의 독서 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매개체로 나섭니다. 큐레이션 서점을 보면, 보통 책방지기의 취향이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마찬가지로 ‘스타의 책’ 코너를 통해 스타들의 큐레이션 속에 묻어나는 취향과 관심사를 찾아보는 재미도 함께 느끼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오늘의 큐레이터 가수 전범선(밴드 전범선과 양반들)
록 음악 가수 겸 작곡가 전범선은은 록밴드 전범선과 양반들의 보컬과 리더를 맡고 있다. 미국의 다트머스 대학교(Dartmouth College)를 졸업한 후 한국에 돌아와 미국 로스쿨 입학 준비를 하던 차에 결성한 밴드가 바로 전범선과 양반들이었다. 이 밴드는 2014년 ‘사랑가’로 데뷔했고, ‘혁명가’ ‘방랑가’ 등 꾸준히 앨범을 내놓고 있다. 2016년에는 ‘혁명가’의 타이틀곡 ‘아래로부터의 혁명’으로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록 싱글 부문에서 수상했다.
◆오늘의 책 ‘용담유사: 수운이 지은 하느님 노래’ | 김용옥 | 통나무
◆‘용담유사’는
동학의 사상은 ‘동경대전’과 ‘용담유사’라는 수운 최제우가 직접 저술한 두 문헌으로 온전히 남아있다. ‘동경대전’은 순 한문으로 쓰여졌고, ‘용담유사’는 순 한글로 지은 4.4조 가사이다. 용담은 경주 인근의 최수운이 활동하던 지역 이름이고 유사는 깨우침을 주는 노래라는 뜻이다. 총 8편으로 이루어진 동학의 노래 ‘용담유사’는 한글 가사이기에 민중의 마음속으로 곧바로 파고들 수 있었다. 19세기 중엽 이미 수운은 우리 한글로 자신의 생각을 민중과 소통하겠다는 위대한 발상을 한 것이다.
수운이 깨닫고 가르치는 동학의 핵심사상과 그의 고유한 감성이 책에 올곧이 들어있다. 여기에서 그는 그의 삶의 총체적 느낌을 토로한다. 우리 민족의 정서를 가지고 우리의 글로 우리 사상을 체계화하였기에 ‘용담유사’는 우리 민족 사상사의 신기원이다. ‘용담유사’는 벌판을 적시는 강물처럼 민중의 마음을 적시며, 필사를 통하여 암송을 통하여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그것이 동학농민혁명의 거대한 함성이 된 것이다.
◆왜 ‘용담유사’를 추천하냐면
“1860년 최제우는 경주 용담정에서 깨달음을 얻는다. 시 쓰고 노래 부르고 춤춘다. 곧이어 수많은 팔로워가 생긴다. 동학의 시작이다. 나는 그 노래가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지만, 잘 알지 못했다. 옛말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도올 선생이 펴낸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이해했다. 최제우의 노랫말은 아주 사이키델릭하다. 윌리엄 블레이크와 짐 모리슨을 연상시킨다. 동학 혁명과 삼일 운동으로 이어지는 영적인 뿌리를 찾았다.”
◆오늘의 밑줄
무궁한 이 울 속에 무궁한 내 아닌가. - 흥비가 中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 ‘천국과 지옥의 결혼’ 중에는 ‘인식의 문이 열리면 모든 것이 있는 그대로 보일 것이다. 인피니트.’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서 ‘인피니트’가 바로 ‘무궁’을 뜻한다. 블레이크를 읽고 최제우를 읽으면 서양과 동양의 결혼을 점칠 수 있다.”
◆전범선의 한줄 평
“오늘날 한류의 정신, K-스피릿의 원조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