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팝업·포토카드 기계에도 발길…도심 곳곳서 보인 보라색 굿즈
BTS(방탄소년단) 광화문 공연 현장의 수많은 팬들은 저마다 굿즈를 손에 쥐고 기대감에 차 있는 모습이다. 언론사들이 나눠주는 호외부터 공식 굿즈, '최애'의 인형, 우치와(부채), 포토카드까지. 팬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공연을 기념하고 있었다.
BTS 팬이 언론사 호외와 지민의 캐릭터 인형 치미를 가방에 달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데일리안 전지원 기자
21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는 BTS 관련 호외를 손에 든 팬들과 시민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언론사들이 광화문 주변에서 호외를 배포하면서 이를 받아가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다만 그 쓰임은 조금씩 달랐다. 일반 시민들이 '그냥 나눠주길래 받았다'는 식으로 가볍게 챙겨가는 반면, 팬들은 호외를 들고 기념사진을 찍거나 접지 않은 채 조심스럽게 들고 다니는 모습이었다.
이탈리아에서 온 베로니카(24) 씨는 손에 든 동아일보 호외를 가리키며 "평소 뉴스는 온라인으로만 보지만, 오늘은 공연을 기념하고 싶어서 챙겼다"고 말했다. 그는 "티켓은 없지만 넷플릭스로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가 더 좋을 것 같아 광화문에 왔다"며 "오늘 이 공연 자체를 기념하고 싶었다"고 했다. 배포용으로 뿌려진 신문 한 부가 팬에게는 공연 당일의 공기를 붙잡아두는 기념물처럼 기능하는 셈이다.
굿즈 역시 단순한 소지품 이상의 의미를 띠고 있었다. 충북 청주에서 온 김은지(36) 씨는 아미(ARMY, BTS팬덤명)의 공식 색상인 보라색 후드티와 힙색을 착용한 채 공식 굿즈인 후드티와 우치와, 최애 정국의 인형까지 챙겨왔다. 그는 "콘서트 때마다 굿즈를 무겁게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소속감을 느끼기 위해 당연하게 챙겨오게 된다"고 말했다.
광화문 주변에서는 이런 팬덤 문화를 겨냥한 공간도 함께 눈에 띄었다. 롯데면세점 일대에서는 BTS 관련 팝업이 진행됐고, 포토카드를 뽑는 기계와 굿즈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앞에는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공연장 안으로 들어가기 전부터 팬들이 도시 곳곳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고, 기념품을 챙기며 하루를 완성해가는 분위기였다.
팬들은 무대만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손에 든 호외와 굿즈를 통해 공연 당일의 감정을 기록하고 있었다. 같은 호외라도 시민에겐 배포물, 팬에겐 기념물이 되고, 같은 인형도 누군가에겐 장식품이 아니라 팬들끼리 서로를 알아보게 하는 신호가 되는 식이다. 공연 당일 광화문은 BTS를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채워졌을 뿐 아니라, 각자의 물건으로 팬심을 드러내는 이들로 이미 또 하나의 전시장이 돼 있었다.
팬들 사이에선 굿즈를 들고 다니는 방식 자체도 하나의 문화가 됐다. 일본에서 온 리코(22) 씨는 "PVC 재질의 투명 가방에 인형을 넣어 다니는 게 유행"이라며 "그걸 보고 서로 누구 팬인지 알아보고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고 했다. 응원봉이나 슬로건처럼 공연을 위한 물건만이 아니라 가방에 단 인형과 키링, 손에 든 우치와와 포토카드까지 모두가 팬심을 드러내는 일종의 언어처럼 쓰이고 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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