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김건희 청담동 ‘강퇴 쇼핑’ 유언비어까지
최근 尹 지지율 급락은 중도층의 시류 편승이 주도
인사, 사정(司正), 부인 세 가지가 회복의 변수
지지율엔 초연하되 지지자 마음은 깊이 헤아려야
“김건희가 경호원 4명 데리고 청담동 버버리 매장에서 손님들 다 나가게 한 뒤 3000만원 어치 물건을 사 결제하고 프라다 매장으로 갔다.”
최근 SNS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흉흉한 소문’이다. 청담동 버버리 매장 직원의 내부 제보에 의한 것이라는 ‘강퇴(일반 고객 강제 퇴장) 쇼핑’ 소문이 사실이라면, 지금 진보좌파 매체뿐만 아니라 전국 모든 언론이 문제의 왕비 놀이와 야당, 국민들의 분노 등으로 도배되고 있을 것이다.
언론이 조용한 걸로 보아 사실이 아닌 모양이다. 사실일 수가 없다. 대통령실에서도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요즘이 어느 때인데 그런 정신 나간 짓을 했겠는가?
저런 황당무계한 선전 선동 목적은 윤석열 정부 전복(顚覆)이다. 가짜 뉴스를 통해 대통령 지지율을 더욱 끌어내리면서 다음 공작들을 진행, 이명박 때처럼 새 정부를 그로기 상태로 몰아 최소한 식물 정권, 잘하면 탄핵까지도 넘보려는 수작이다.
이 유언비어(流言蜚語)는 신문에 난 ‘김건희 5만원 치마 32만원 발찌 비밀’이라는 칼럼 직후 생산됐다. ‘언론 플레이’를 한 사람이 김건희 친오빠였으며 치마, 발찌가 스타트업 장려 목적의 저가 상품이긴 했지만, 나토 방문 길의 김건희 가슴에는 2600여만원짜리 브로치가 달려 있었다는 사실을 말미에 단 글이었다.
대통령 부인이 정상회의 참석 자리에 ‘품위 유지’를 위해 고급 장신구를 착용하는 게 문제가 될 수는 없고, 또 그 물건이 국민 세금을 함부로 퍼 쓴 것도 아닌 자기가 전에 번 돈으로 구입한 것이라면 아무도 뭐라 할 수 없는 일이다. 김건희는 수십억원대의 자산가다.
진보좌파 선동꾼들은 수천만원대 브로치에 꽂혔을 것이다. 그 상상력이 청담동 강퇴 쇼핑을 빚어냈다고 보는 게 자연스럽다. 이 조작은 다음 여론조사에서 남편 지지율을 단 몇 %포인트라도 갉아 먹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
요즘 사람들은 사실로 믿고 싶으면 믿어 버린다. 김건희가 쥴리였다고 믿는 국민 수를 여론조사로 세어 본다면 믿기 힘든 수치가 나오게 될 것이다. 노무현이 임기 초에 말해서 화제가 된 대통령 해먹기 참 어렵다. 특히, 정책과 관련 없는 일로 사사건건 트집을 잡고 인사마다 시비를 거는, 악다구니 진보좌파들이 기승을 부리는 이 시대에, 보수 대통령을 꿋꿋이 해 낸다는 건 보통 능력과 뚝심, 인내가 요구되는 일이 아니다.
윤석열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판이다.
“보수 대통령 못 해먹겠네요.”
그의 지지율이 취임 2개월 만에 30%대로 떨어졌다고 난리다. 야권에선 “20%대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흥분하고 있다. 윤석열이 ‘잘하고 있다’고 한 응답자가 29%에 불과할 경우 이 비율은 골수 보수 지지자들과 엇비슷한 규모다. 말하자면, 중도층이 다 떠나간 경우가 20%대 지지율이다.
그렇다면 중도층이 왜 떠나고 있는가? 이들의 국가관, 보수 정당과 정권을 바라보는 시각은 열성 보수 지지자들과는 거리가 있다. 영어로 스윙 보터(Swing Voters)라고 하듯 그네처럼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다. 자기들 이해관계나 기분, 소문에 따라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기 때문에 실망(지지 철회)도 이해관계, 기분, 소문으로 해 버린다.
요새 물가가 크게 올라가 살기가 힘들다. 3년 동안의 펜더믹,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의한 세계적 현상이고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비롯된 요인들도 많다. 그래도 윤석열을 반대하고 미워하는 사람들에겐 윤석열 탓이다.
여기에 장관급 인사와 집권 여당 내홍(內訌) 문제가 있다. 국민의힘 갈등 해결은 시간문제다. 경찰 수사가 곧 마무리된다. 그러나 인사는 반성이 필요하다. 신선함도 엄정함도 부족해 보이니 사람들은 진보좌파 언론들을 중심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윤석열의 독주, 비선(秘線) 채용, 오만한 언사 등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함께 분노한다.
중도층의 시류(時流) 편승이다. 이들에겐 언론과 좌파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윤석열과 새 정부가 열심히 해서 상식과 공정이 바로 서는 나라로 만들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없거나 약하다. 흔들려서 저쪽 사람들과 한 패가 된다.
지금이 윤석열의 위기라면, 윤석열의 문제는 갈대처럼 흔들리고 저쪽으로 넘어가는 중도층을 수수방관(袖手傍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
말은 멋있으나 꼭 옳은 말은 아니다. 볼 때는 봐야 하는데, 윤석열도 보고는 있을 것이다. 말만 그렇게 할 뿐……. 전광판을 보고 있다면, 만회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인사는 지난 칼럼(데일리안 7월 6일자 [정기수 칼럼] ‘윤석열, 격앙도 고민도 말고 그냥 정치인 써라’)에서 얘기한 바대로 학력과 경력 위주 ‘전문성’에 집착하지 말고 과감히 정치인을 장관급으로 투입, 비교적 손쉽게 언론과 야당의 검증망을 통과시키면 된다. 능력도 그들이 더 나은 경우가 많다. 당장 이번 새 정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장관들의 면면을 봐 보라. 그들이 외국 대학 박사들인가?
인사보다 더 중요한 것이 김건희 관리다. 제발 국민 세금 써서 공식 전담 기구를 설치하라. 이름만 ‘제2부속실’ 이라고 하지 않으면 될 것 아닌가? 사실상 제2부속실 부활이라는 비난을 듣더라도 이틀이 멀다 하고 비선이니 민간인 도움이니 하는 말 나오는 것보다는 낫다. 그리고 홍보도 깔끔하게 공식화해서 팬 카페 회장이나 오빠가 대신 언론 접촉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
그 다음엔 사정(司正) 작업이다. 대선에서 윤석열에 투표한 중도 또는 귀순(歸順, 진보에서 보수로 전환) 지지자들은 운동권 정권 잘못을 파헤치고 응분의 벌을 주는 일에 적극적이다. 그것 때문에 윤석열을 뽑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가 정상화, 그리고 지지자들의 마음을 달래는 정화(淨化, 카타르시스) 차원에서도 사정은 의연하게, 추상같이 진행해야 한다.
윤석열이 지지율에 초연하는 건 옳은 자세다. 콘크리트 양극화 속에서 의미가 제한적인 수치 변화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라를 살리고 지키는 데 집중하는 건 좋다.
그러나 지지자들에게 초연해선 절대 안 된다.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걱정하는지를 늘 깊이 헤아려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며 바로잡아야만 한다. 그것이 대통령을 잘 해먹는 일이다.
글/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