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적 금융 확대와 주담대 위험가중치의 추가조정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6.03.21 07:31  수정 2026.03.21 09:21

생산적 금융의 정책 기조에도 주담대 증가세는 중기 대출 증가 속도 앞질러

주담대 위험가중치의 추가 상향조정 및 중소기업 지원팩터 제도 도입 바람직

6개월 주기로 위험가중치 조정하는 단계적 로드맵 필요

서울 시내에 위치한 은행 ATM 기기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생산적 금융이 금융권의 핵심 과제로 부상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 30조 원 조성, 그리고, 기업대출 가산금리 인하 등 파격 지원책을 연이어 쏟아냈지만, 은행권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시중은행의 경우 생산적 금융의 영역인 중소기업 대출(중기 대출) 증가 속도는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즉,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 속도는 중기 대출 증가 속도보다 빠른 편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2025년 4분기의 주담대 잔액 증가율은 연 4.2%로, 중기 대출(1년 이상 대출)의 1.8%를 크게 앞질렀다.


올해 1월에도 주담대 증가액은 월 2조원을 유지하였으나, 중기 대출 증갸액은 8000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은행들은 여전히 안전하고, 쉽게 이자이익 창출이 가능한 주담대에 의존함으로써,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구호를 공허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은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하였다. ‘이는 바젤Ⅲ’ 규제 틀 안에서 가계부채 리스크를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


하지만, 은행권 주담대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는 등 위험가중치 5%포인트 상향만으로는 정책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중기 대출의 위험가중치는 대출 유형, 담보 여부, 기업 신용도에 따라 75~150% 범위에서 산정된다. 이는 주담대의 하한치인 20%보다 3배 이상 높아 은행의 실물경제로의 자본투입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써, 은행권 위험가중치의 추가적 상향조정 없이는 생산적 금융 전환이 요원한 실정이다.


거시건전성 감독의 핵심 수단으로서 주로 이용되는 위험가중치의 상향 조정은 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실물경제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효과적 방안이다.


현재 20%에서 25~30%로의 단계적 상향은 필수적이며, 이는 '생산적 유인책'으로 기능할 것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EU 당국은 2014년 자본요건지침 개정을 통해 중소기업 지원 팩터(SME supporting factor)제도를 도입하여, 중기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낮췄다.


즉, 무담보 중기 대출의 위험가중치에 76%를 곱해 은행 중기 대출에 대한 자본 부담을 낮췄다. 해당 제도의 정책적 기대효과는 뚜렷했다.


2015~2019년중 EU의 중기 대출 잔액은 연평균 6.2% 증가하는 등 전체 기업대출 증가율(3.8%)을 앞질렀다.


특히, 독일의 정책금융기관인 KfW의 중소기업 지원 팩터 시행으로 중기 대출 비중이 35%에서 42%로 상승하며, 코로나 팬데믹 시에도 중소기업의 고용 유지에 크게 기여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사례도 인상적이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주담대의 위험가중치를 35%에서 50%로 상향한 스페인의 경우 은행권 주담대 증가율이 8%에서 2%로 줄어들고, 대신 중기대출 증가율은 12%까지 높아졌다.


이러한 EU의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위험가중치 조정은 은행의 위험선호도를 실물경제로 전환시켰다.


국내 주담대 위험가중치의 추가적 상향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은행들은 불필요한 자본 잠김을 피하기 위해 중기 대출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밖에 없다.


주담대 위험가중치 추가 상향조정 로드맵은 단계적·맞춤형 접근을 핵심으로, 급격한 충격을 피하면서 은행의 자본 배분을 실물경제로 유도하는 방법을 채택해야 한다.


첫째, 6개월 주기로 점진 적용하며 각 단계별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반영해야 한다.


즉, 주담대의 위험가중치 상향조정에 따른 은행의 자본비율 하락속도를 파악함으로써, 은행의 자본적정성 유지에 차질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둘째, 수도권 고가 주담대와 실수요자(생애 최초 주택 구입)를 구분한 주담대 위험가중치 조정이 필요하다.


셋째, 중소기업 지원 팩터 도입으로 중기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낮춤으로써, 중기대출 증가를 유도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금융당국의 지난 1년간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정책 노력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주담대 증가율은 여전히 중기 대출을 크게 앞지르며 가계대출에 치중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에도 주담대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25~30%로의 단계적 추가 상향과 SME 지원 팩터제의 동시 도입을 적극 검토할 시점이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rmjise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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