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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연 “물가급등은 통화량 증가 탓…근본 대책 필요”


입력 2022.07.13 11:00 수정 2022.07.13 09:31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시중 풀린 통화량 GDP 대비 1.8배 수준

시중은행 직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장에 풀린 막대한 통화가 물가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13일 ‘최근 물가급등의 원인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 따르면 통화량이 물가변동에 대한 영향력이 코로나19 이전에는 10% 수준에 불과했지만, 코로나19 이후 15~18%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말 2914조원이었던 광의통화(M2)는 올해 4월 말 3676조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GDP 대비 1.8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경연은 이를 근거로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통화량이 최근 물가상승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광의통화는 민간이 보유한 현금과 은행 요구 불예금 등 언제든지 현금화가 가능한 협의통화(M1)에 1년 미만 예‧적금,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지표다.


국제 원자재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역시 그동안 30% 중반 수준으로 나타났으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2.9%까지 확대됐다. 반면 그 동안 물가에 대한 영향력이 40%를 상회했던 공급 및 수요측 요인은 2021년 하반기(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를 기점으로 그 영향력이 급격히 축소됐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중국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면서 저물가 기조가 10년 가까이 지속됐다”며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고, 특히 시중 통화량이 크게 늘어나면서 물가 결정요인의 파급 경로에 구조적 변화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경연은 물가는 국제 원자재가격 등 비용인상 요인에 즉각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그 효과는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끝난다고 봤다. 반면 통화량에 대해서는 반응이 점진적으로 진행되지만, 그 효과가 장기에 걸쳐 길게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의 공급망 차질 현상이 해소된다고 하더라도 고물가 상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부연구위원은 “현재의 물가급등 현상은 통화정책과 대외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기준금리 인상이나 현재 시행되고 있는 한시적인 세금 인하 및 면제조치들은 물가안정을 위한 근본적 해결방법이 될 수 없다”며 “향후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중심의 단기금리 타겟팅 방식에서 벗어나 효율적이고 종합적인 통화량 관리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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