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간단한 간편식 출시에서 외식 매장으로 확대
단체급식 업체들도 구내식당 비건메뉴 대폭 확장
가정에서 맛볼 수 있는 HMR 종류도 다양하고 풍성
식품기업들이 비건(채식) 식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과거에는 간단한 가정간편식(HMR) 제품 출시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외식 매장으로까지 대폭 확장되는 분위기다.
한국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세계 대체육 식품 소비는 2025년 2400만톤, 2030년 6500만톤, 2035년 9700만톤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는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국내서 비건족이 설 곳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최근 신세계푸드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를 론칭했다. 대체 식품을 활용한 다양한 메뉴를 경험할수 있도록 꾸몄다.
앞서 농심이 지난 5월 말 문을 연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은 개점 한 달 여만에 방문객 1000명을 돌파하며 호응을 얻고 있다. 주말 예약률은 100%에 달한다. 실시간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서도 평점 5점 만점에 4.8점으로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달 문을 연 풀무원푸드앤컬처의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 역시 반응이 긍정적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매달 목표했던 매출을 초과달성 하고 있다. 주말 매출도 꾸준히 상승세다. 평일 점심·저녁 시간에는 1시간 이상 대기를 해야만 식사가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외식 매장에서 사용하는 식물성 원료육 종류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그동안 돈육 맛을 낸 대체육이 주를 이뤘다면 소고기, 닭고기, 참치 등 대체육 활용 폭이 넓어지는 추세다. 샐러드, 샌드위치, 떡볶이 등 이들 재료를 활용한 메뉴 또한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 역시 분위기 전환을 노리고 있다. 롯데리아, 버거킹, 써브웨이, 노브랜드버거 등은 대체육을 이용한 버거나 샌드위치, 사이드 메뉴를 잇따라 내놓는 시도를 하고 있다. 패티는 콩과 밀 단백질을 조합해 만들고, 소스는 대두를 사용했다.
프랜차이즈 디저트 전문점에서도 관련 메뉴를 쉽게 접할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스무디킹은 2020년 부터 비건 베이커리 제품 판매 시작을 알렸고, 롯데제과의 아이스크림 브랜드 나뚜루 역시 비건 아이스크림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 구내식당·가정간편식도 비건화에 ‘속도’…종류도 다양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CJ프레시웨이,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등 업체들도 비건메뉴를 본격 확장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입맛이 변하고 건강과 함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물건을 구매하는 ‘가치소비’의 정착이 이 시장을 본격 확장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했다.
단체급식 업체 관계자는 “차별화된 메뉴를 제안하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비건 메뉴를 늘려 나가고 있다”며 “예전에는 고기가 없다는 이유로 채식이나 친환경을 꺼려했지만, 최근에는 주 1회 제공에도 사측으로부터 빈도를 늘려달라는 문의를 받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 내 채식 간편식 신제품 ‘베지라이프’를 론칭하고 관련 신제품을 대폭 늘렸다. 이달 중순부터는 식자재를 공급 중인 고객사를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B2B 대체육 식재료인 ‘베지 미트볼’과 ‘베지 함박스테이크’도 유통한다.
아워홈과 CJ프레시웨이 역시 구내식당에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식단 편성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이들 업체는 구내식당을 시작으로 전국 구내식당에 비건 메뉴와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가정에서 먹을수 있는 가정간편식(HMR)종류도 풍성해지고 있다. 라면은 물론 만두, 피자, 스테이크 까지 그 종류도 무한하다. 비건 브랜드를 정식 론칭하는 기업들이 하나 둘 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이 다양한 제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외 시장과 비교해 국내 시장은 수요가 적을 뿐만 아니라, 제품 하나를 개발하기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들어간다는 점은 업계의 공통된 고민거리로 통한다.
여기에 국내서는 비건 문화 개념이 정착된 지 얼마 안 됐고, 해외와 달리 육류 부족 현상이 없다는 점도 시장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당장 시장은 작지만 향후 윤리적 소비 대두 등 다양하고 복잡한 영향으로 성장성이 기대되는 분야”라며 “미래 먹거리 발굴 차원에서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내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품들이 더 많이 나올 것으로 상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