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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 코로나 재확산에 파업까지…“경영환경 최악”


입력 2022.07.26 15:19 수정 2022.07.26 15:23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오비맥주, 노조 파업 예고에 긴장

하이트진로, 출고 재개에도 피해 지속

코로나 재확산세까지 매출 하락 걱정에 근심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소속 조합원들이 지난 22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앞에서 운송료 인상 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여름 성수기를 맞은 주류업계가 잇단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잇따른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불청객 등장에 이어 노조 투쟁까지 겹치면서다. 다같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해도 모자랄 어려운 시기에 겹악재가 겹쳤다는 반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 노조는 2022년 임금 및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8월1일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의했다. 올해 파업은 임금협상에 대한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회사 측은 기본안보다 진일보된 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파업을 예정대로 단행할 경우 여름 성수기 맥주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노조 파업으로 인한 주류업계 피해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 지난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파업으로 주류 출하를 이틀 간 중단했다. 25일 이천과 청주공장 출하를 재개했지만 파업에 따른 불편은 계속되고 있다.


손해도 이만저만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영향으로 인해 하이트진로 이천·청주공장에서는 하루에만 소주 총 20만∼21만 상자가 출고되지 못한 것으로 알졌다. 이는 하이트진로 하루 소주 출고량의 70%에 달하는 양이다.


◇ 노조 파업에 여기저기 불만…"누적 피해 환산 어려워"


수년째 이어지는 파업에 주류도매상과 업소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노조의 파업 성격은 다르지만 도미노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비슷한 성격을 띤다. 반복되는 파업으로 누적된 피해만 해도 추산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업들은 머리를 맞대고 파업에 대응하고 있지만, 극복할 수 있는 여력은 부족한 상황이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인상 등 대외적 요인에 따른 경제 위기 속에서 생산 차질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다.


정당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타당한 절차를 밟는 것이 순리이자 기본적인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는 식의 떼쓰기만 매년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노조 파업이 반복될 때마다 출고 차질로 인해 금전적인 손해도 크고 도매사와 유통사까지 정상적인 출고의 어려움이 있다 보니 계단식으로 피해를 보는 상황이 가장 문제”라며 “공장 주변의 교통 체증과 고성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분들도 많아 정신적 피해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충북 청주 율량동의 한 술집은 자정을 넘기고도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뉴시스
◇ 코로나 재유행 조짐까지…정부 정책 '예의주시'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주류업계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등 주류 업체들은 축제 마케팅과 상권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코로나19 재유행이 확산되면 타격이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진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국내 코로나19 재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신규 확진자 수가 3개월여 만에 다시 10만명에 육박했다. 8월에는 20만명을 돌파해 최대 30만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주류업체들은 축제를 위해 투자한 비용이 손실 처리될 뿐 아니라 젊은 층을 대상으로 자사 제품을 홍보할 기회도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연말 마케팅을 통해 매출을 올리면서 흑자규모도 확대할 기대감을 키웠으나 매출 반등세를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정부 정책 방향에 따른 걱정이 가장 크다. 방역이 강화되면 유흥시장에서 매출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최근 코로나 변이의 재등장으로 정부가 요양병원 대면접촉 면회를 다시 금지했다는 점에서 주류업계도 향후 정부 정책 방향을 예의주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일부 기업은 회식 자제령도 떨어졌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가 기승을 부리면서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하자 국내 기업들이 선제적인 방역지침 강화에 나섰다. 올해 4월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 방침에 따라 풀었던 방역 고삐도 다시 죄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여름 시즌에 따른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정부에서 어떤 조치가 나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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