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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조코위 인니 대통령 정상회담…"對아세안 협력 견인차"


입력 2022.07.29 04:00 수정 2022.07.29 08:43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KF-21 미납금 문제' 해결 논의 탄력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 발효 공감대

40조 인니 '신수도 사업' MOU 체결

11월 인니 개최 G20회의에 尹 초청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인니 정상회담에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공급망·인프라·경제 안보 등 다양한 방면에서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향후 對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협력 증진의 견인차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전날 방한한 조코위 대통령과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만나 한시간 가량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발표문을 공개했다.


발표문에서 윤 대통령은 "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공동 번영의 목표를 공유한다"며 "저는 조코위 대통령과 변화하는 국제 정세에 맞춰 전략적 차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코위 대통령에게 아세안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우리의 시각을 공유하고 아세안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했다"며 "우리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아세안의 관점을 조화시켜 나갈 것이며 이를 위해 양국 간 긴밀히 소통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이 역점을 두고 있는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사업에 관해 양측이 더욱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은 수도이전 협력 MOU(양해각서)를 개정했다. 우리 기업이 인도네시아 새로운 수도의 인프라, 전자 행정, 스마트 시티 구축을 위해 적극 기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조코위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우리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특히 경제 분야에서의 양국 관계가 더욱 견고해질 것이라 확신한다"며 "우리는 시장 접근성을 지속 개방하고, 무역 장애 요소를 극복하는 한편 양국의 우수한 제품을 홍보하기로 합의했다"고 화답했다.


또 "시장 접근성을 지속적으로 개방하고 무역 장애 요소를 극복하는 한편 양국의 우수한 제품을 홍보하기로 합의했다"며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원자재 채굴과 통합된 배터리 산업 프로젝트 및 전기자동차용 차량용 철강산업 등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전기자동차 생태계 조성에 있어서의 한국의 투자 협력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구체적으로 양국 사이의 불안요소였던 한국형 전투기 'KF-21'의 개발사업 미납금 해결 여부에 대해 논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도네시아는 우리와 KF-21공동 개발 과정에 참여해 전체 사업비의 20%인 약 1조 6000억원을 분담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 등을 넘겨받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자국의 경제 사정을 이유로 분담금 지급을 미룬 탓에 현재 연체액까지 포함해 8000억원의 미납금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후 연체 금액 중 30% 상당에 해당하는 금액을 팜오일 등의 현물로 받는 방안 등이 검토된 바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던 상황이어서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조코위 대통령이 먼저 해당 문제를 거론하며 윤 대통령에게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피력함으로서 향후 실무진 선에서의 협의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인니 정상회담에 앞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친교환담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외에도 양 정상은 지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때 윤 대통령이 합류 의사를 밝힌 미국 주도의 경제·안보 플랫폼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통해 양국 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발효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을 이뤘다.


이에 더해 조코위 대통령이 약 40조원 규모의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신수도 건설 사업 관련 협력을 위해 '수도이전·개발 기술협력 양해각서(MOU)'를 개정하기도 했다. 해당 프로젝트가 완료될 경우 인도네시아의 수도가 현재 자카르타에서 보르네오섬 동칼리만탄에 위치한 '누산타라'로 이전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세종시 건설에 대한 경험을 전하며 "인도네시아에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우리 기업이 인도네시아 새 수도의 인프라, 전자행정,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적극 기여할 토대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G20의장국이 인도네시아인만큼 윤대통령은 북핵 및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현안과 관련한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코위 대통령은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G20정상회의에 윤 대통령을 초청했으며, 윤 대통령도 회의 성공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공식 만찬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한편 정상회담을 마친 양 정상은 이후 부부 동반으로 만찬을 함께 했다. 지난달 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이후 김 여사가 국제외교현장에 다시금 모습을 드러내 관심을 모았다. 김 여사와 만찬 전 조코위 대통령의 부인인 이리아나 여사와 별도 티타임을 갖고 환담을 나누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인도네시아 건국 이념인 판차실라(Pancasila)를 언급하며 양국이 통합의 가치를 기반으로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5가지 원칙'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판차실라'는 1945년 인도네시아 공화국이 건국과 함께 다양한 인종과 언어가 뒤섞여 혼란을 겪었던 국민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원동력을 형성해 준 이념으로 알려져 있다.


'5가지 원칙'은 인간의 존엄성·인도네시아 통합·대중적 합의와 대의제를 통한 민주주의·사회정의 구현·유일신에 대한 믿음 등을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방한 공식 만찬에서 건배하고 있다. ⓒ뉴시스

만찬에 앞서 "슬라맛 다땅(환영합니다)"이라는 인도네시아 말로 인삿말을 건넨 윤 대통령은 "조코위 대통령과 첫 만남이지만 오랜 고향 친구처럼 친근함이 느껴진다. 양국이50년간 쌓아온 두터운 우정 덕분"이라고 환영의 뜻을 거듭 표현했다.


그는 "공급망 교란과 같은 위기와 역내 지정학적, 지경학적 불안은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연대를 더욱 강화시켜줄 것"이라며 "양국이 공유하는 전략적 이익이 그만큼 크다. 특별한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한국과 아세안의 협력을 이끌어나가는 견인차"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추구하는 통합과 상부상조의 정신은 분열과 갈등의 시대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며 '판차실라'를 거론했다.


조코위 대통령도 윤 대통령의 환영에 감사의 뜻을 표했고, 한국말로 "건배!"를 외치며 화답하기도 했다. 이날 만찬 자리에는 박진 외교부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등 부처 장관들과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등 정치권 인사를 비롯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구자은LS그룹 회장 등 재계 인사들도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이 만찬을 통해 개인적 신뢰와 유대관계를 형성했다"며 "서로가 추구하는 지도자상이나 국정운영 스타일이 매우 비슷하다는 데 공감하면서 앞으로 수시로 소통해나가기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최현욱 기자 (iiiai072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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