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 쇄신론 나오자 대통령실은 일축
與 혼란 '비대위 구성'으로 의견 수렴
정무라인 대대적 개편 주장도 이어져
"상황 정리 함께 반전 모멘텀 확보 나설 것"
1일부터 휴가에 돌입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대통령실 인적 쇄신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 선을 그었다. 현안과 잠시 거리를 두며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내홍 수습을 우선적으로 지켜보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아주 오랜만에 푹 쉬고 있는 상태"라며 "지금 계속 댁에서 오랜만에 푹 쉬시고 많이 주무시고 가능하면 일은 덜 하며 산보도 하고 영화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작년 6월 정치를 시작한 이후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라며 "취임 이후 하루에 일정이 몇 개씩 될 정도로 바빠서 휴식을 하지 못한 상태로 사무실에 나왔다. 이번 휴가에 지방 일정을 검토했지만, 어떤 행사나 일 비슷한 일은 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 설명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1주일간 휴가에 돌입한 윤 대통령이 해당 기간 정국 구상을 통해 답보 상태인 지지율을 끌어올릴 방안을 내놓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바 있다. 대통령실의 전면적인 조직·인사 개편이 유력한 방안 중 하나로 거론됐다.
하지만 관계자는 "굉장히 많은 대통령실 관계자나 여권 관계자를 통해 어떤 일이 대통령실의 사정인 것처럼 추측이 나오고 있다. 대부분 근거 없는 얘기로, 대통령이 휴가가 끝나면 무엇을 하고 어떤 쇄신을 한다 이런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 근거가 없는 것들"이라 이같은 추측들을 일축했다.
한편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도체제를 비상대책위원회 형식으로 전환하는 데 총의를 모으고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대표가 '당원권 6개월 정지'의 중징계를 받고 물러난 후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았던 권성동 대행이 비대위 체제 돌입에 힘을 보태면서 이른바 윤심(尹心)이 파악됐고, 이로 인해 현역 의원들의 의사 결정 방향이 수월하게 잡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비대위 구성으로 기울었다는 확신이 없었을 경우 이처럼 일사불란한 움직임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대통령실 측도 국민의힘 지도체제의 안정이 향후 국정 운영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절실한 부분이었을 것"이라 바라봤다.
여권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내부의 혼란이 잠잠해지는 대로 윤 대통령이 본격적인 국정 아젠다 제시와 함께 반전을 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어차피 극단적 여소야대 국면 속에서 소수여당이 내부 분란까지 겪는 것은 대통령실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 아니겠나"라며 "여당의 안정이 곧 윤석열 정부 안정의 디딤돌이라 평가받는 만큼, 신속한 상황 정리와 함께 대통령실도 반전 모멘텀 확보에 나설 것"이라 언급했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휴가 종료 후 큰 폭의 조직·인사 쇄신을 단행할 것이란 예측도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취임 후 국정 운영 중 각종 사안에 대한 정무적 판단이 미흡했던 점이 지적을 받았던 만큼, 정무라인의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지율이 워낙 요동치는 만큼, 윤 대통령 입장에서 서두르지 않고 한템포를 끊어가는 것 자체가 효율적인 작전이 될 수 있다"며 "권성동 대행과의 '내부총질 문자 파동'으로 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인 시각이 나오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움직이면 그 자체로 연관지어 해석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당분간 관망하는 자세도 필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