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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원두 관세 인하 효과 ‘실종’…카페 점주‧소비자 “체감 못해”


입력 2022.08.17 06:03 수정 2022.08.16 15:15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재고 소진에 6~12개월 소요, 생두 수입가도 큰 폭 상승

커피 판매가 중 원두 비중 미미…원부재료 상승에 가격인상도

서울 중구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에서 직원이 커피머신에 원두를 붓고 있다.ⓒ뉴시스

“정부가 원두에 대한 세금을 낮춘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판매가격은 그대로다 보니 체감 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에 걸쳐 커피 생두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수입 원두에 대한 할당관세를 면제했지만 시장에서는 변화가 없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의 조치로 생두, 원두 수입업자만 일부 혜택을 볼 뿐 실제 소비되는 과정까지 전달이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생두 수입 가격은 올해 1월 1kg당 5785원 수준에서 매달 꾸준히 상승해 5월 7284원까지 치솟았다가 6월 7249원, 7월 7221원 수준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 커피 생두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데 이어 7월20일부터는 수입 원두에 대한 할당 관세 0%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이달부터는 할당관세 조치에 따라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카페 직원이 커피를 일회용 컵에 따르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세금 인하 전과 큰 차이가 없다는 반응이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이웃 점주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급받는 원두 가격인 내렸다는 곳은 하나도 없다”면서 “수입업자나 도매상들이 갖고 있는 재고가 많이 남아 있어 바로 가격이 내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커피 한 잔에서 원두가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오히려 플라스틱컵이나 빨대, 우유 같은 부재료 비중이 더 크다”며 “판매가격을 올려야 한다는 얘기는 많지만 내리겠다는 점주는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원두 수입업체나 도매상들은 원두를 한 번에 대량으로 수입해 소분해 판매한다.


때문에 6개월에서 1년가량 관세 인하 전 구입한 재고를 소진하기까지 소매 시장에서 가격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작년에 비해 생두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부가가치세 면제만으로는 인하 효과를 얻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정부가 커피 생두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면제하기 시작한 6월 생두 수입가격은 ㎏당 7249원으로 작년 6월과 비교해 67% 올랐다.


또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대부분이 원두를 직접 수입하기 보다는 수입업체를 통해 조달하는 만큼 가맹본부와 가맹점까지 부가세와 관세 인하 효과가 미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영이 된다고 해도 실제 판매가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원두 관세 인하로 인한 실제 절감효과는 커피 한 잔당 30원 정도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인건비부터 임대료 그리고 각종 부재료 비용은 계속 오르면서 실질적인 가격 인하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오히려 정부의 관세 인하 발표 이후 일부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에서는 추가 가격 인상을 단행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내달 추석을 전후해 커피를 비롯해 외식업계의 추가 가격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도 거의 모든 외식 메뉴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지만 이미 원재료 상승분이 인상분을 넘어선 만큼 추가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다만 커피업계의 경우 정부의 관세 인하와 더불어 지속적인 가격 인하 동참 요구가 있는 만큼 가격 인하 보다는 추가 가격 상승을 막는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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