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득표율…李 78.35%·朴 21.65%
민주 텃밭 호남 평균 투표율 35.49%
최고위원 당선권 5위 안 친명계 4명
더불어민주당 전체 권리당원 118만 명 중 42만 명(36%)이 몰려있는 호남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전북·전남·광주 지역 경선에서 이재명 후보가 80%에 육박하는 권리당원 득표율을 기록하면서 '확대명(확실히 당 대표는 이재명)' 분위기는 재확인됐다.
다만 전통적 텃밭인 호남 지역의 권리당원 투표율이 눈에 띄게 저조하다는 점은 이 후보가 당 대표에 선출돼 당을 운영할 때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선거 구도가 초반부터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으로 굳어진 탓에 이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권리당원들은 투표를 포기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 후보는 21일 발표된 전남·광주 지역 권리당원 투표 결과 각각 79.02%·78.58%를 얻어 박용진 후보(20.98%·21.42%)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전날(20일) 전북 권리당원 투표에서 이 후보는 76.81%, 박 후보는 23.19%를 받았다.
앞서 진행된 강원과 대구·경북(6일), 제주와 인천(7일), 부산·울산·경남(13일), 충남·충북과 대전·세종(14일) 지역 경선에서 발표된 권리당원 투표 결과까지 합산하면, 이 후보는 누적 78.35%를 얻었다. 박 후보는 21.65%에 그쳤다. 오는 27일 발표될 경기·서울 경선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이 후보는 역대 최고 득표율로 당 대표에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로 당 대표에 당선된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60.77%)다.
이 후보는 이날 투표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어머니의 사랑을 느꼈다"며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임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심장인 호남 지역 권리당원 투표율이 30%대를 기록한 것은 이 후보에게 뼈아픈 지점이다. 호남 평균 투표율(전북 34.07%·전남 37.52%·광주 34.18%)은 35.49%로, 지난 주말 충청 순회 경선까지 평균 투표율 37.69%보다 낮았다. 박 후보는 이날 전남 합동연설회에서 "호남과 당원 동지들이 오늘의 민주당을 불신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송영길 전 대표가 당선됐던 지난해 권리당원 투표율은 42.74%였고, 이낙연 전 대표가 당선된 2020년에는 41.03%였다.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친명(친이재명)계 후보들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이날까지 최고위원 선거 누적 득표율 결과 정청래 후보가 26.40%로 1위를 지켰고, 고민정(23.39%)·서영교(10.84%)·장경태(10.84%)·박찬대(9.47%) 후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최고위원 당선권인 5위 안에 든 후보들 중 고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모두 친명계로 꼽힌다. '광주 출신' 송갑석 후보(9.09%)는 전남·광주 지역 경선에서 약진하면서 박 후보를 바짝 뒤쫓고 있다. 윤영찬 후보는 6.63%, 고영인 후보는 3.34%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