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3조원 수주…“尹정부 의지와 한수원 노력으로 성사”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3년만

“尹대통령, 이집트 대통령에게 메시지 전달”

대통령실 “탈원전 폐기 정책이 성사 만들어

생태계 활력 불어넣을 것…원전 산업 키우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경북 울진 신한울 3·4호기 원자력발전소 공사 현장을 찾아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전 수출 관련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 이후 13년 만에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성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5일 오후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현지시간 25일 오전 11시, 한국시간으로 오후 6시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러시아 JSC ASE와 '원전 기자재·터빈 시공 분야'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집트 엘다바 프로젝트는 이집트 원자력청이 발주하고,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인 로사톰의 자회사인 JSC ASE가 수주한 사업이다.

엘다바 지역은 카이로에서 북서쪽으로 300㎞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곳에 2030년까지 총 사업비 300억 달러(약 40조원)를 들여 1200㎿(메가와트)급 러시아형 가압수형원자로(VVER)-1200 원전 4기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으로 한수원은 내년 8월부터 2029년까지 기자재 공급과 터빈 건물 시공 등 총 사업비 3조원 규모의 사업에 참여한다.

앞서 한수원은 지난 2017년 JSC ASE가 이집트 원자력청으로부터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뒤부터 참여 여부를 타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도 적극적인 행보에 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윤 대통령이 이집트 최초의 원전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기업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주(駐) 이집트한국대사를 통해 이집트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대통령실과 산업부, 외교부, 한수원, 전략물자관리원 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인한 수출 통제 제재 등에 대해 수시로 현황을 점검하며 프로젝트 수주를 뒷받침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차관은 "러시아 측과 이집트 현지의 입장, 미국의 입장을 수시로 점검했다"며 "미국이 가진 입장과 배치되지 않는다는 부분을 산업부뿐만 아니라 외교부, 국가안보실을 중심으로 설명해서 미국 측이 납득했다"고 돌아봤다.

한국수력원자력이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전 수주 소식에 대통령실 측도 환영의 메시지와 함께 의미를 적극 강조했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서울 용산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건설 사업 이후 13년 만에 성사된 두 번째 대규모 원전 수출 성과”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對러 제재 등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계약 협상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최 수석은 “윤석열 정부의 탈원전 폐기 정책과 강력한 원전 수출 의지가 산업부, 외교부, 한수원 등 관련 기관들의 노력과 합쳐져서 최종적인 계약 성사를 만들어냈다”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원전업체에 새로운 일감을 제공하고,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원전 산업이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 시장에 최초로 진출하는 역사를 만들어 냈다. 역내 중심국인 이집트에서의 원전 건설 경험은 우리 기업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 덧붙였다.

또 “UAE 바라카 원전 사업을 통해 입증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탄탄한 공급망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체코, 폴란드, 사우디 등 향후 추가적인 원전 수출 가능성을 높여주는 든든한 경험과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마드리드 순방 때부터 적극적인 원전 세일즈 외교를 펼치고 계신다. 이번에도 윤 대통령이 이집트 대통령에게 이집트 최초의 원전사업이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기업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전달한 것”이라 했다.

그는 “미국 측에 대해서도 원자력 동맹국가로서 사전 설명을 관계 기관에게 지시하였고, 이에 관계 부처에서는 미국 측에 설명했다. 앞으로도 긴밀히 협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 설명했다.

아울러 최 수석은 “윤석열 정부는 올해를 원전 수출의 원년으로 삼고, 원전 산업을 국가의 핵심 산업으로 키워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