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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발언에 1349원 뚫은 환율…“1400원 열어둬야”


입력 2022.08.29 11:58 수정 2022.08.29 12:03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3거래일만에 1340원대 재돌파

“50원 단위로 대응...내일까지 테스트”

외환당국 강력한 레드라인 필요 목소리

29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 1349원이 표시돼있다. ⓒ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매파 발톱을 드러내면서 원·달러 환율이 1349원을 뚫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이번주 1350원을 넘어선 가운데 1400원까지도 뚫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추세면 정확한 상단을 예측하는것이 의미가 없다는 평이다. 다만 추석 연휴를 앞두고 네고 물량 유입으로 원·달러 환율이 한 풀 꺾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 때 1349.20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지난 23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326.6원)을 3거래일만에 갈아 치웠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4월29일(1357.5원) 이후 13년 4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1.2원 오른 1342.5원에 출발한 뒤 고점을 높이고 있다.


달러화도 소폭 올랐다. 이날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도 109선으로 올라섰다. 종가 기준 지난 2002년 6월 19일(109.63) 이후 약 20년 만에 최고치다.


이같은 환율 폭주는 파월 연준 의장의 결연한 매파성 발언이 큰 영향을 끼쳤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요일 파월 의장 발언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오늘은 외국인도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어 추가적으로 환율 상승에 작용했다”며 “다만 정부가 아침에 구두개입 비슷한 발언을 했는데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여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경기 침체를 감수하고서라도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연준의 목표는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되돌리는 것”이라며 고통이 수반되겠지만 “당분간 긴축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도 관측되는 분위기다.


환율 급등을 우려한 정부가 아침에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았지만 역부족이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오전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시장에서 과도한 쏠림현상 발생에 대비해 시장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강달러 기조에서는 이번주 135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연말까지 1400원 이상을 열어나야 한다는 전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파월 의장에 대한 지나친 의존감이 실망으로 돌아가면서 강달러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며 “1350원은 물론 1400원도 ‘와이낫’이라는 분위기로 보수적으로는 50원 단위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과 내일 50원 단위 테스트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관건은 외환당국의 강도높은 대응 여부다. 민경원 연구원은 “금통위에서도 언급됐지만, 중앙은행은 레벨이 아니라 물가를 타깃하는데 이같은 환율 수준이면 물가 안정 영향력이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며 “당국에서 확실하게 강력한 레드라인을 그어줘야 하는데 현재로선 이같은 수준의 개입이 부재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말까지 1500원을 넘어서긴 힘들 것으로 여겨지는 가운데 추석 연휴를 앞두고는 물량 소진으로 환율이 잠시 주춤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민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연휴를 앞두고 물량 소진으로 환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여왔다”며 “2주 뒤 추석연휴에 네고 물량이 환율 하방 압력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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